'좋은글 모음'에 해당되는 글 375

  1. 2001.08.31 사랑, 사랑, 그리고 사랑 4
  2. 2001.08.31 옆을 돌아 보세요...
  3. 2001.08.29 선이낭자가 젤루 저아하는 시 ^^*
  4. 2001.08.23 + - ÷ = ↕ ♡ ♬ .....
  5. 2001.08.23 당신은 어떻하시겠습니까? 2
  6. 2001.08.23 이불 속의 컵라면
  7. 2001.08.23 옆방 여자와 옆방 남자 4
  8. 2001.08.23 인생이란 2
  9. 2001.08.23 아름다운 청년
  10. 2001.08.23 사랑의 바이러스 1
  11. 2001.08.23 언제나 사랑하고 싶다면 2
  12. 2001.08.19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6
  13. 2001.08.19 한 글자씩 사랑을 2
  14. 2001.08.19 가시고기 4
  15. 2001.08.18 친구에 관한 짧은 낙서
  16. 2001.08.15 우정일까 사랑일까?
  17. 2001.08.15 내가 나를 바보라 말하는 이유 2
  18. 2001.08.15 인성이와 경림이의 사랑 이야기 4
  19. 2001.08.11 바로 친구입니다.
  20. 2001.08.11 슬픈 첫 키스

사랑, 사랑, 그리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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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을 돌아 보세요...

당신이.......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 보고 싶을때..

억울한 일이 있을때..

화나는 일이 있을때...

어리둥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때

만사가 못마땅해 보일때..

너무너무 슬플때...

짜증나서 죽고싶을때...

모든걸 포기하고 싶을때.....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모두 패주고 싶을때..~~

옆을 돌아보세요~~

그럼~~~

그럼~내가 있을꺼예여..쨘~ ^^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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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낭자가 젤루 저아하는 시 ^^*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올리고. .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 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 .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



 삽살개는 달을 짓고 .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 하겠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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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삶에 플러스 되는 일들을 열심히 하면서

-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 편견없는 동등한 생각과

↕ 자기 자신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말며

♡ 진실되고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면서

♬ 자기 마음의 즐거움을 찾을 줄 알고

--; 슬픈 미소는 이제 그만

^^ 활짝 웃는 미소 띤 얼굴로

=> 앞으로 전진하는

<= 때로는 한발 물러설 줄 아는

, 쉼표가 있는 자리에서 삶에 대한 여유로움과

! 느낌표가 있는 자리에서 세상과 자신이 하나가 되어

? 물음표가 있으면 끈기와 인내와 노력으로 파헤쳐 나가며

. 앞으로의 삶을 의미있고 뜻있게 마침표를 찍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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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떻하시겠습니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현명한 판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결단"

어떤 회사가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습니다. 필기시험중엔 다음
과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길에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 버스 정류장을 지나치는데, 그곳에는 세 사람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죽어가고 있는 듯한 할머니, 당신의 생
명을 구해준 적이 있는 의사, 당신이 꿈에 그리던 이상형.

당신은 단 한 명만을 차에 태울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태
우겠습니까? 선택하시고, 설명을 하십시오.













(더 읽기 전에 반드시 생각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아마도 성격 테스트의 일종일 것입니다. 어떠한 답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더 읽기 전에 반드시 생각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죽어가는 할머니를 태워 그녀의 목숨을 우선 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의사를 태워 그의 은혜를 갚을 좋은 기회
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의사에게 보답하는 것은 나중에도 가능
한데 반해, 이 기회가 지나고 나면 이상형을 다시는 만나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응시자중 200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최종적으로 채용된 사람이
써낸 답은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었습니다. 도대체 뭐라고 했
을까요?



(더 읽기 전에 반드시 생각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의사선생님께 차 열쇠를 드리죠. 할
머니를 병원으로 모셔다 드리도록. 그리고 난 내 이상형과 함께
버스를 기다릴 겁니다."



가끔씩 우리는 완강한 제약을 포기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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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의 컵라면






 
▶이불속의 컵라면◀




  아내가 어이없는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 지 4년,



  지금도 아내의 자리는 너무 크기만 합니다.



  언젠가 출장으로 아이에게 아침도 챙겨 주지 못하고



  새벽부터 집을 나섰는데,



  몇번이나 전화로 아이의 아침을 챙기느라



  제대로 일도 못 본 것 같습니다.



  그날 저녁 8시, 집으로 돌아온 나는 >


  아이와 간단한 인사를 한 뒤



  양복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 던지고



  침대에벌렁 드러누웠습니다.



  그 순간 "푹!슈~" 소리를 내며



  빨간 양념국과 손가락만한 라면 가락이



  침대와 이불에 퍼질러지는게 아니겠습니까?



  펄펄 끊는 컵라면이 이불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를



  무작정 불러내 장딴지와 엉덩이를 마구 때렸습니다.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



  이불은 누가 빨라고 장난을 쳐, 장난을!"



  다른 때 같으면 그런 말을 안 했을 텐데,



  긴장해 있었던 탓이었습니다.



  계속해서 때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때,



  아들 녀석의 울음 섞인 몇 마디가



  나의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가스렌지 불을 함부로 켜서는 안 된다는



  아빠의 말이 생각나서



  보일러 온도를 목욕으로 누른 뒤!




  데워진 물을 컵라면에 붓고,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한 개는 출장 다녀온 아빠에게 드리려고



  라면이 식을까 봐 제 침대 이불 속에 넣어



  두었다고 합니다.



  그럼 왜 그런 이야기를 안 했냐고 물었더니



  출장 다녀 온 아빠가



  반가운 나머지 깜박 잊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이 싫어



  화장실로 뛰어들어간 저는



  수돗물을 틀어 놓고 울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잠든 아이 방문에 오랫동안



  머리를 기대고 서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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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 여자와 옆방 남자

그 여자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갔던 길보다 멀다.

피곤한 다리를 애써 재촉하며

집으로 돌아와 무거운 몸을 침대에 뉘었다.

잠시, 늘상하는 걱정과 하루의 상념들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잠이 든다.


그남자


한잠을 자고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려는데 옆 방 여자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뭐하는 여잘까?

문득 궁금해진다. 매일 같은 궁금증이다.

그 여자가 이 집에 온 후로

아직까지 얼굴 한번 못 봤다.


그남자


오늘도 별로 못 벌었다. 며칠째 계속이다.

그놈에 I.M.F 이후로는 새벽 인력시장에

인간들만 북적대고 일거리를 주는 사람들은

거의 반이 넘게 줄었다.

오늘은 겨우 만 오천원을 받고 도배사 보조로

하루 왠 종일 풀칠만 했다. 시바앙

옛날 일했던 공장에서는 한달에 85만원을 받았다.

월급이 많지는 않아도 400% 보너스에 수당에

그런대로 혼자 먹고살고 쪼금 저금하고

가끔 소주에 삼겹살로 모가지 때도 벗겨낼 수 있었다.

사장이 부도내고 날라버리고 공장 그만두며 건진거라고는

사무실에 있던 전화기 한대가 달랑이다.

5년을 *빠지게 일하고 8번하고 0번하고는

눌러지지도 않는 전화기 한대 들고 퇴직했다


그여자


오늘 술쳐먹으러 온 놈은 변탠가 보다.

떡이되서 들어온 놈이 한다는 소리가

" 마담하고 너하고 둘다 내방으로 와 " 였다.

1:1은 어떠냐니까 지가 변카사노바란다.

미친새끼.

얼른 돈 좀 벌어 손털려고 했는데

돈은 안 벌리고 별 개같은 놈들만 꼬인다.

지금의 내가 날 봐도 내가 아닌것 같다.

건설회사 경리겸 소장비서로 일할때는

대머리까진 소장놈의 눈빛이 느끼해서 그렇지

친구들도 부러워 할 정도로 잘나갔는데...

그때도 이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차 안가고 12시 되면 강남의 오피스텔로

퇴근하는 마담 언니도 한 수 접고 들어가는 몸이었다.

회사 부도나고 오피스텔은 주인놈이

경매 처분해서 날라버리고 남은 거라고는

100벌도 넘는 옷가지뿐이었다.


그남자


오늘은 일도 없고 집에서 빨래나 하고

만화책이나 빌려봐야겠다. 구석에서 썩어가는

양말짝부터 밀린 빨래가 산이다.

수돗가 뻘건 방탱이에 담가놓고 발로 밟았다.

어차피 봐주는 뇬넘도 없는거 냄새나지 않을

정도로 얼른 빨아야겠다.


그여자


어제 먹은 폭탄주에 아직 머리가 흔들린다.

어제 그놈이 또 왔다. 변태새끼

두장으로 마담하고 얘기 다 됐다며

이차 나가자고 두시간을 졸라댔다.

다른 룸에 가 있으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불러 제낀다. 내가 지 마누라랑 비슷한가 보다.

새벽 3시까지 시달리다 왔더니 속도 머리도

다 죽는다고 아우성이다. 목욕이나 가야지.


그남자


그 여자가 방에서 나왔다. 이사온 뒤로 처음이다.

어제 늦게 들어오더니

머리도 부시시하고 눈알도 벌건게

꽤나 무리했나 보다. 측은해 보인다.


그여자


수돗가에서 빨래를 하는 옆방 남자랑

눈이 마주쳤다.

근데 불쌍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백수새끼 니가 더 불쌍하다.


그남자


방에 빨래를 다 늘어놓고 만화방엘 갔다.

18세 미만 구독불가의 성인만화

10권을 빌렸다. 오천원이랜다.

저런 만화방 하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둑놈 시끼


그여자


목욕탕에 왠 할마씨들이 이렇게 많은지

때가 옮겨붙은 기분이다.

가다가 만화방에 들려 순정만화나

몇 권 빌려가야겠다.

만화 한권에 오백원이랜다. 도둑놈 시끼

7권을 빌렸다.

주인이 대머리가 까져서 옛날 건설회사

소장같이 생겼다. 눈빛까지 느끼하다.

뭘 보냐? 10새끼야


그남자


만화가 꽤나 야했다. 옆방 여자가

갑자기 떠오른다. 미친년 어디 공장에서

곰인형 눈깔이나 부치지 젊은 뇬이 술집이냐??!!

배가 고프다. 라면이나 하나 끓여야 겠다.

냄비에 물 받으러 수돗가에 갔더니

옆방 여자가 얼굴이 뽀얗게 되서

목욕바구니를 들고 들어온다.

머리에 물기가 남아 햇살에 반짝인다.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

빙긋이 웃어줬다.


그여자


수돗가에서 옆방 남자가 냄비에 물을 받고있다.

날 쳐다보고는 흐벌레하게 웃는다.

뭘봐. 쯧쯧 넋빠진 넘.

라면을 끊일려나 보다.

열려진 문틈 사이로 온방에 빨래가 걸려 있는게 보인다.

꼴에 깔끔은...


그남자


내방을 힐끔 쳐다보고 들어간다.

괜히 쪽팔린다.

방에 들어와서 옆방에 들릴까봐

조심조심 라면을 끓인다.

하도 먹어 별 맛은 없지만

그래도 안먹는거 보다는 백번났다.

한번 놓친 끼니는 평생 찾아 먹을 수 없다는게

내 생활철학이다.


그여자


옆방에서 꼼지락대는 소리가 들린다.

괜히 배가 고프다. 속이 울렁거려

아무것도 못먹을것 같은데 배는 고프다.

라면을 하나 끓일까 하다가

따라하는것 같아 참기로 했다.

나대로 살자가 내 생활철학이다.


그남자


실업자 쉼터엘 갈까. 일도 없고 돈도 달랑거리고

한달에 12만원하는 이 산꼭대기 월세도 못 줄

판이다. 새벽시장에서 벌써 보름째 허탕이다.

집주인이 오늘까지 방세를 내라는데 큰일이다.


그여자


통장에 이제 백만원이 모였다.

차라리 2차를 뛸까. 이러다가는 평생가도

이 산꼭대기를 못 벗어나겠다.

골이 아프다.


그남자


돈을 빌리러 옛날 회사 동료들을 찾았다.

반갑게 만나주기는 하는데 다들 어렵단다.

밥을 사주며 미안해한다.

내가 더 미안하다고 하며 돌아왔다.

하늘은 졸라게 맑은데 눈물이 나온다.


그여자


출근을 할려는데 옆방 남자가 들어온다.

맥이 쭉~ 빠진게 힘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아직도 일자리를 못 찾았나 보다.

불쌍한 넘. 여자로 태어났으면

나처럼 술이라도 팔지.

핏기 없는 얼굴이 안돼 보였다.


그 남자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겠다.

당장 돈을 주는 일자리를

집주인은 삼 일 안에 방세를 안내면

내 보낸단다.

사실 이만한 월세방 구하기도 만만찮은데

걱정이되서 잠도 안온다.

담배도 없어 재떨이에서 장초만 골라 피며

새벽까지 뒤척거렸다.


그 여자


새벽 2시에 들어왔는데 옆방에 불이 켜져있다.

웬일인가 싶다. 초저녁부터 코고는 소리가

내방에까지 진동하는 놈이 . . . .

오늘은 술도 별로 안 마시고 팁을

10만원이나 받았다.

무슨 건설회사에 다니는 넘이라는데

주머니가 두둑한지 돈을 막 뿌려댔다.

느끼하지만 매일 와도 좋은 놈이다.


그남자


오늘은 집주인이 오는 날이다.

돈도 없는데 다시 한번 사정을 해볼까

사정해도 봐줄 놈은 아닌것 같은데. . . .

걱정이 되서 새벽에 텐트도 안선다.


그여자


아침부터 난리다.

집주인이 올라와서 고래고래 고함을 친다.

아마 옆방 남자가 집세를 못 냈나보다.

그래도 그렇지 xx, 소새끼가 뭐냐

이 10새끼야.

그리고 저 놈은 배알도 없나.

무슨 죽을죄를 졌다고 저렇게 비냐

속없는 놈.


그남자


주인놈은 과연 무서웠다.

한마디도 못하고 죄송하다고

내일까지 꼭 드리겠다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기만 했다.

옆방 여자가 문을 열고 내다 봤다.

그 순간에도 쪽팔려서 등을 돌렸다.


그여자


출근하려는데 옆방 남자가 죄송하다고

인사를 한다. 나한테 뭐가 죄송한 건지

내가 괜히 화가나서

" 돈 십만원에 그렇게 죄송하면서

세상은 어떻게 살아요 " 하고 쏘아 부쳤다.

그 남자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 그렇게 됐네요. 하여튼 피곤하실 텐데

떠들어서 죄송해요 " 한다.

내가 뭘 하는지 아는 눈치다.

괜히 얼굴이 벌개져 가지고 뛰어나왔다.

내가 술집나가는데 니가 뭘 보태줬냐?

백수새끼. 욕이 막 나왔다.


그남자


내일은 어떡하든 돈을 만들어야 한다.

아랫동네 십자가가 참 많다는 것을 느꼈다.

여기는 하늘이 가까운 동넨데 십자가는

하나도 없다.

하나님은 낮은 데로만 임하시나 보다.


그여자


일하는 내내 그놈 얼굴만 생각난다.

괜히 부아가 치민다.

내가 그놈보다 더 못한 인간인 것처럼. . . .

안되겠다. 내가 그 넘 방세를 내줘야겠다.

내가 누군데 그딴 놈이 날 가련하게 보냔말야!!??

나도 돈 십만원에 껄떡거리고 아양떠니까

너도 내 돈 십만원 빌려쓰고 쪽팔려 봐라~~!!

어제 팁받은 것도 있으니까 주고

이 찜찜한 기분을 털어야 겠다.

술쳐먹고 악쓰며 노래하는 넘들이 다

강아지 새끼처럼 보인다.

퇴근해서 언덕으로 오르는데

어디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언듯 그런 생각이 든다.

남자는 술쳐먹으면 개가되는데

저 개도 술쳐먹으면 남자가 될까


그남자


무슨일인지 모르겠다.

밤새 뒤척이고 있는데 옆 방여자가

문을 두드렸다. 아저씨 자요?

문을 열었더니 술이 취한 얼굴로

"한집에 살면서 그런 일있으면

말하지 그랬어요" 한다. 뭘?

"자 여기 . . . 급한 방세 먼저 내시고

나중에 갚으세요"하며 수표 한장을 준다.

눈만 껌벅이고 있는데 휙 돌아서 자기 방에

들어가 버린다. 꽝. 딸칵.


그여자


내가 너보다야 났지

넌 백수에 실업자고 난 직장인 아니냐~~!!

골백번을 되뇌이는 데도 스스로 위로가 안된다.


그남자:


돈을돌려 줄려고 문을 두드려도 기척이 없다.

몇 번을 두드리자 “나중에 갚으라 잖아요”하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쏘아댄다. 매서운 여자다.

한참을 실랑이를 하다 받기로 하고

고맙다고 세 번쯤 인사하고 왔다.

아! 이제는 숨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그여자


오늘은 옆방 남자가 헐떡대며 들어와

"어거 드시고 나가세요" 하며 봉지를 하나 준다.

"뭐예요"

"크림빵하고 우유요....고마워서요"

빙긋이 웃으며 지 방으로 들어간다.

방에 들어와 빵을 먹는데

내가 남한테 고맙단 소릴 언제 들어봤더라

하는 생각이 든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이도 나랑 비슷하고

빙긋이 웃는 모습이 착한 놈인 것 같다.


그남자


한달 방세가 해결되니까 날아갈 것 같다.

게다가 오늘 새벽에는 건물철거하는 조에 끼어

일당 사만원을 받았다. 10일간 철거한다고

매일 나오라고 한다. 다 여자 덕분인 것 같다.

들어오는 길에 빵을 샀다. 우유도 한병사고 ...

술집에 나가기는 하지만 마음씨는 고운여자 같다.


그여자


옆방 남자가 요즘은 얼굴이 밝다.

뭐 좋은 일이 있나 보다. 좋겠다.

어제 먹은 술이 아직도 속을 뒤집는다.

며칠새 별스럽게 심해졌다.

"눈치없는 년 술 좀 적게 먹고 2차나 뛰어"

오늘도 퇴근하는데 마담이 하는 소리가

뒤통수를 때린다.


그남자


어제 새벽에는 옆방 여자가 아픈지

끙끙 소리를 내며 앓았다.

가볼까 하다가 또 매서운 소리 들을까 싶어

벽에 귀를 대고 걱정만 했다.

새벽에 나갈때 들려봐야 겠다.


그 여자


속이 쓰리고 아프다.

며칠째 속을 뒤집더니 위경련이라도 났나.

아침에 병원에 들려야 겠다.


그남자


새벽에 나가면서 들리려다 그냥 왔다.

괜히 쏘이면 나만 서럽지 뭐 하며

근데 괜시리 걱정이 된다.

끝나고 갈 때 과일이라도 좀 사다 줘야겠다.


그여자


병원은 별로 올 일도 없지만

오면 정말 찜찜하다.

의료보험도 없고 있는거라고는

보건증밖에 없고 의사넘들은 딱 보면

내가 뭐하는 여잔지 꿰뚫어 보는 것도 같고

접수를 하고 한 이십분을 앉아 있으니까

들어가랜다.

내과 전문의 * * * 박사.

대머리 벗그진 폼이 우리 가게에

오는 그 변태놈 같기도 하고 옛날

소장같기도 하다. 느끼한 넘

어디가 아프냐고, 어떻게 아프냐,

언제부터냐, 다른데는 안아프냐,

'야~!! 이 18탱아 그거 다알면

내가 의사하지 술집 나가겠냐'

언제 시간 나면 병원와서 검진

한번 받으라는 말투가 언제 야외로

놀러갈까?하던 소장놈하고 똑같다.

개 쉐이들

어디 가서 사우나나 하고 가야겠다.


그 남자


과일을 사서 언덕을 올라오는데

그 여자가 앞에 가고 있다.

"괜찮아요? 어제 많이 아픈 것 같든데"

빙긋이 웃기만 한다.

얼굴에 화장을 안 했는데 참 뽀얗다.

언제처럼 검은머리가 반짝반짝 한다.

착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나니까

이뻐보인다. 진짜로 이쁜것 같다.


그 여자


집으로 오는 길목에서 옆방남자를 만났다.

방세 사건 이후로 이 남자가

참 친절하고 곰살지게 군다.

귀여운 넘이다. 근데 내가 기대했던

아양이나 비굴은 아닌 것 같다.

"돈 언제 줄꺼예요"

괜히 한번 쏘본다.

"요즘 10일짜리 일 나가요 끝나면 드릴께요

이자까지요..."

생글거리며 말하는 폼이 막일하는 넘같지는

않다.


그 남자


"속 아프시면 제가 죽끓여 드릴까요?

저 음식 잘해요"

엄청 무서운 눈이다. 말도 않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는다. 내가 뭐랬다고. . . .

먹지말면 되쟎어 씨펄....

과일 괜히 샀네.


그여자


눈치가 없는건지 머리가 나쁜건지

“너 어제 또 술쳐먹었지. 내가 죽주까" 한다

가이새끼. 니나 처먹어


그남자


저녁 대신 과일을 먹었다. 속이 시리다.

화장실 세번째다.

돈을 달라고. . . . 야야야~~!! 준다 줘!!

누가 떼어먹냐 씨앙

또옹 누는데도 그여자 까만 머리에서

반짝거리던 햇살과 뽀얀 얼굴이 생각났다.


그여자


오늘 간만에 변태가 왔다.

오자마자 날 찾는 모양이다.

저 새끼 마누라를 한번 봤으면 좋겠다.

양주 두병까고 혀 말리는 소리로 노래도

한시간 불렀다. 혼자와서 저렇게

잘 노는 놈은 한강 이남에서 저놈밖에

없을꺼다.

게다가 오늘은 정말 2:1 2차 가자며

지랄을 떤다. 계산하자니까

현금카드밖에 없다고 시계, 반지, 핸드폰

다 꺼내 놓는다.

애라 이 빙신아.

팁 한푼 못 건지고 나왔다.

마담까지 성질을 낸다.

(이년아 제가 내 서방이냐 왜 나한테 지랄이야)


그 남자


철거가 다 끝났다. 근데 십장이

어디 다른데 일자리 났냐고 묻는다.

없다니까 다음주부터 자기 조수로 다니자고 한다.

일당이 아니고 월급으로 줄테니까

새벽에 인력 시장가서 일꾼들 끌고

어디 공사 현장에 가서 소장 지시대로 일시키란다.

월급이 백이십이란다. 월급이 . . . .

날아갈 것 같았다. 버스타고 돌아오는 길 내내

옆방 여자의 뽀얀 얼굴과 까만 머리카락이

떠올랐다. 오늘 돈 갚으면서 고맙다고

밥 사준다고 해봐야겠다.


그 여자


아침까지 속쓰려 뒹굴고 있는데

옆방 남자가 와서 돈을 준다. 고맙다며 밥을 사고 싶단다.

때려 죽여 버릴려다 참았다.

이 새끼야 나도 저녁 먹을 수 있어

저녁 시간 낼 수 있다고. 18 xx


그 남자


죽을 뻔했다.

저녁에는 바쁘시니까 점심 먹으러 갈래요

난 그소리 밖에 안했는데 그 여자는 눈에

쌍심지를 돋우고

"혼자 가서 배터지게 먹어요"란다.

뭘 먹는 걸 되게 싫어하나 보다.

첨 봤다. 먹는거에 저렇게 신경질내는 여자

다음부터는 먹자는 소린 말아야겠다.


속이 성하겄냐 . 어이그 춘향이 났다.

춘향이 났어~!! 미친년아"

"언니 나 먼저 좀 들어가면 안될까?"

"가긴 어딜가 오늘 안그래도 5번, 8번 둘다 안나왔는데

술 쳐먹지 말고 딴 얘들처럼 아양떨다 2차나 가~~!!"

(저 년 아버지는 이차 가서 저년을 낳았나 보다.)

내일은 정말로 병원에 가야겠다.



그 여자


이 산꼭대기동네에 온지도 벌써

8개월이 됐다.

술집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지만

일자리가 없다.

마담한테서는 한달이 된 아직까지 다시

나오라고 전화가 온다.

어떡할까. 걱정이다. 돈도 없는데

하지만 다시 나갈 수는 없다.


그 남자


옆방 여자는 요즘 매일 집에 있는다.

얼굴이 파리해졌다. 이제는 예전처럼

쏘아대지도 않고 말도 곧잘 건넨다.

요즘은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다.


그 여자


방세가 없다. 통장에서 백만원 찾아

마담한테 빚진거 갚고 병원비 몇 번내고 나니까

이제는 달랑달랑한다.

주인놈이 방세 재촉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걱정이다.

옆방 남자는 요즘 매일 출퇴근을 한다.

일자리가 생겼나 보다. 부럽다.

가끔씩 먹거리를 사다주고는 빙긋이 웃는 모습이

참 환해 보이고 귀엽다.


그 남자


주인놈이 올라와 한바탕 난리를 쳤다.

방세내라고... 예전같지 않게 그녀는

듣고만 있었다. 주인놈이 내려가고

조금씩 그녀의 어깨가 들썩거리더니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우나보다.

속이 아팠다. 주인놈 면상을 한대

갈겨주고 싶었다. 쌍놈의 시끼


그 여자


병원에 가야되는 날이다.

근데 돈이 없다. 이제 아픈 것에 대한

감각이 없다. 방에 누워 천정 벽지의

꽃무늬를 헤아려 본다. 눈물이 난다.

병원엘 꼭 가야하는지. . . .


그 남자


현장 소장놈이 월급에서 20%를 떼고

월급봉투를 준다. 20%는 지하고 십장하고

5:5로 먹는 소개비란다. 개 쉐이들

그래도 월급이라고 받아본게 몇 달만인지

돌아오는 길에 머리속이 복잡했다.


그 여자


옆방 남자가 방세 내라며 돈을 준다.

“그러면서 어디 아프세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요” 한다. 왈칵 눈물이 쏟아 질 뻔했다.

내일은 쉰다면서 놀러를 가잰다.

" 우리도 아래 동네 사람처럼 하루 살아볼래요?"

그 남자의 눈은 어린 송아지의 눈처럼 슬프다.

고맙다는 말도 괜찮다는 말도 않고 그냥 받았다.

근데도 그의 눈은 내 속을 알고 있는 듯하다.

가끔은 입으로 하는 말보다 눈으로 하는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을 수도 있구나....


그 남자


영화를 봤다. 무슨 병인가에 걸린

남편이 아내를 위해 편지를 계속 부치는 영화였다.

난 사실 영화를 보면 거의 잔다.

한참을 자다가 옆을 보니까 그녀는 눈물이 그렁한

눈동자로 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

흘리는 눈물보다 더 슬픈 모습이었다.

손을 꼭 잡아줬다. 가만히 고개를 돌리는

그녀를 보는 순간 뭔가가 가슴에 들어와 콱 박혔다.


그 여자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공원에도 극장에도 거리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모두들 기분 좋은 얼굴들이다.

그 남자는 극장에서 내 손을 꼭 잡았다.

언젠지도 모를 어릴때 어린이 날이라고 내 손을

잡고 대공원으로 데리고 가셨던 아버지의 손같이

편안했다. 하루를 같이 다녔는데도 아주 오래전 부터

알았던 것처럼 편안했다.


그 남자


그녀는 큰 소리로 웃지 않는다. 빙긋이 미소만 짓는다.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그녀가 내게 고맙다고 했다.

내가 편하다고, 진작에 친했으면 좋았을 텐데 한다.

지금부터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안했다.

그녀도 알고 있을 테니까


그 여자


좋은 사람이다. 오랜만에 술집 아가씨가 아닌

그냥 아가씨로 거리에 나섰다는게 좋았다.

내가 전에 하던 일을 알텐데 날 좋아해 줄까?

아파서 병원에 다니면서 맘이 약해진건지

착해진건지 옆에 누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남자


그녀를 업고 병원에 왔다. 밤새 끙끙대더니

새벽에 내 방문을 열고서는 땀에 절은 얼굴로

쓰러졌다. 한참이나 걸어 올라오던 언덕을

나는듯이 내달렸다. 괜찮을 거라고 속으로

주문처럼 외면서 ...

안경쓴 대머리 의사는 아홉시가 넘어서 왔다.

간호사들이 링거를 꼿고 응급실 복도로 침대를

끌고 왔다. 자리가 없으니 여기서 기다리란다.

보호자를 찾는다. 내가 그녀의 보호자가 됐다.

만성 위염인데 심각한 상태라서 입원을 하란다.

한달 이상 약물치료를 해야 한단다.

그녀는 계속 퇴원한다고 고집이다.


그 여자


눈물이 났다. 고마워서...

그 남자는 "가만히 좀 있어요."하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고는 "입원시켜 주세요"

하며 수속창구로 간호사와 함께 갔다 왔다.

"다음에 나 아프면 업고와 줄꺼죠?

밥 좀 많이 먹어요. 몸이 솜뭉치 같았어요"

"나 지금 출근해야 하니까 이따 저녁에 올게요"

돌아서서 걸어가는 그의 등이 넓어 보였다.


그 남자


받은 월급으로 그녀의 병원비를 냈다.

아깝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

정말로 그녀의 보호자가 된 기분이다.

병원비가 만만찮을 것 같아서 걱정은 되지만

잘 될 것 같다. 소장에게 돈이 좀 필요하다고

했더니 좀 더 받을 수 있는 일을 맡기겠다고

며칠만 기다리라 한다.


그여자


저녁때 온다고 한 그의 말을 곱씹는다.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라는 걸 알게됐다.


그 남자


병원에 누워있는 그녀와 많은 얘길 했다.

그녀는 거의 내 얘기를 듣기만 하고

난 계속 떠들어 댄다. 이렇게 말을 많이

해본 적도 없는 것같다.


그 여자


그 남자는 내 옆에 앉아 내가 잠들 때까지

쉴새없이 자기 얘길한다. 옛날 다니던 회사,

사람들 지금하는 일,

나는 아무얘기도 하지 않았다.

그도 묻지 않고. . . .


그 남자


오늘 소장이 새로운 일을 맡겼다.

구청, 동사무소에 가서 적어주는 사람들

등본을 다 떼어오란다. 한 4~5 백명쯤 되니까

2주일 동안 그것만하고 바로 퇴근하란다.

식은 죽 먹기다. 게다가 그녀에게 더 빨리

갈 수 있어서 너무 잘됐다. 그녀도 좋아한다


그 여자


이제는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그 사람을 기다린다.

며칠째 동사무소로 출근한다고 양복을 입고 나갔다.

양복 입은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넥타이를 골라주고 매어주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혼자서 웃는 날 보고 간호사가 다가와서는

"아저씨가 참 다정하세요. 좋으시겠어요"한다.

부부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다.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얼굴만 발개졌다.


그 남자


이제 며칠 후면 그녀가 퇴원을 한다.

의사가 생각보다 경과가 좋다며

집에서 통원 치료를 해도 된단다.

보호자란에 이름을 쓰고 관계를 적어달라길래

남편이라고 적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등본을 다 떼다 줬다. 소장이 수고했다며 돈을 준다.

월급날도 아닌데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준다.

"수고했어" 며칠 뒤에 철거 한껀 끝나면

더 준다고 한다. 병원비가 마련됐다.

모든게 다 잘되어 간다.


그 여자


내일이면 퇴원이다. 닭장같은 집이지만

집에 간다니까 날아갈 것 같다.

그 사람이 내일은 바빠서 못 온다고

병원비는 다 계산했으니까 혼자

가 있어라 한다. 일 끝내고 일찍 가겠다고

데이트 한번 변변하게 못했지만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애인이 되어 있었다.


그 남자


소장이 일꾼들을 데려왔다.

노가다꾼이 아닌 것 같다. 몸에 문신한 놈이 거의다.

뭘 하려고 이런 놈들을 불렀을까?

"오늘 미적거리지 말고 한번에 밀어

잘 안되서 신문나고 뭐하고 하면 골치아퍼"

건물 철거가 아닌가 보다. 아무려면 어떠냐

끝나고 보너스까지 준다니...

그녀가 퇴원해 있을 테니까 일찍 끝내고

나와서 외식하자 그래야 겠다.


그 여자


오전에 마지막 검진을 받고 병원을 나왔다.

햇살이 눈부시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그가 있었으면 했지만 집에가서 기다리는 것도

좋겠다. 밥을 해둘까? 반찬은 뭘하지?

내가 밥이며 반찬이며 만들어 본적이 있나?

그래도 정성이니까 먹어는 주겠지?

시장에 들려서 장을 봐서 가야겠다.


그 남자


대절한 관광 버스에 다 타라고 한다.

소장이 안가니까 내가 현장 책임자란다.

버스에 오르려는데 소장이 두둑한 하얀 봉투를

준다. 현장 책임자란에 내 이름을 적고 일이 끝나면

회사로 오지말고 바로 퇴근하란다.

좋긴한데 소장의 표정이 어쩐지 야비해 보인다.

찜찜하다. 깡패 시끼들의 인솔자가 된 것도 그렇고


그 여자


시장은 다 봐다났고 이따가 저녁때쯤 반찬 만들고

밥도 지으면 된다. 그가 주고간 키로 그의 방에

들어갔다.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앉은뱅이 책상 위에 그가 쓰놓은 편지가 있다.

" 난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이 허락하신다면.

당신이 아플 때, 힘겨울 때, 울 때, 웃을 때, 밥을 먹을 때

잠을 잘 때, 잠을 안잘 때 나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

당신이 허락하신다면

내가 당신에게 방세를 빌렸을 때부터 당신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니, 내가 당신이 좋은 사람인 걸

그때 처음 알았죠.

당신이 허락하신다면

내가 아파서 끙끙 앓다가 눈을 뜨면 곁에 있는

당신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눈물이 그 편지 위에 점점이 퍼진다.


그 남자


버스에서 내린 곳은 우리 동네 언덕 밑이었다.

몇 달전부터 재개발이내 뭐내 하며 동네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깡패들에게 떠밀리다 시피해서 동네에

올라섰다. 말할 틈도 없이 뭉둥이, 야구방망이, 각목으로

무장한 깡패들은 입구의 집들부터 작살을 낸다.

아줌마들을 밀치고 창문을 부수고 부엌살림을 엎었다.

동네 사람들이 몰려나오고 싸움이 났다. 순식간에


그 여자


갑자기 밖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나더니 창문 깨지는 소리

악쓰는 소리, 아이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

뭔가? 슬리퍼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얼굴 반을 손수건으로 동여 맨 덩치들이 이집 저집

유리창이며 가재도구들을 깨부쉬고 있었다.

그 중앙에 수건도 안 쓴 그가 서있었다.


그 남자


이건 아니다. 이건 정말 아니다

오늘 그녀가 퇴원을 했는데

우리 방 창문이 깨어졌다.

햇살을 받고 선 그녀가 보였다.

깡패 한놈이 그녀의 머리를 휘어잡고 던진다.

까만 그녀의 머리가 공작새 꼬리처럼 펴지며

그녀가 넘어졌다. 그 위로 소장놈의 느끼한 웃음이

덮쳐온다 "빙신새끼"하며...

뛰어갔다. 그녀에게 발길질을 하던 깡패새끼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야 이 씨발 새끼들아. 모두 죽여버린다."

"뭐야 저거, 회사에서 나온 놈 아냐?"

"저 새끼 돌았나""저거부터 밀어버려~~!!"


그 여자


그가 보였다. 내게로 뛰어오며 각목을 휘두른다

내게 발길질을 하던 깡패가 쓰러진다.

그리고.... 그리고.....

그의 머리에 몸뚱아리에 무수한 각목이 주먹이

날아들었다. 머리에서 피가 터졌다.

눈부신 햇살아래 붉은 장미 수천 송이가 뿌려지고

그가 쓰러졌다. 내 옆에 . . . .





우리 동네 재개발 아파트 현장 앞에는 포장마차가 있다.

예쁘게 생긴 젊은 아줌마와 눈이 풀린체 언제나 의자에

앉아 "그녀가 퇴원했다."만 되풀이하는 바보 아저씨가

같이 하는 포장마차다. 아저씨는 하루 종일 포장마차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그녀가 퇴원했다"만 되 뇌인다.

아줌마는 그런 아저씨를 리어커에 올려 앉히고 매일

언덕을 오르내린다.

언젠가 술집 여자같은 아줌마가 와서 그녀에게 마구

욕을 퍼붓고 울면서 갔다.


"이 미친년아, 그래 기껏 이 짓하며 살려고 저 빙충이

먹여 살릴려고 그만뒀냐, 도망가 혼자 살어!! 지금 뭘

해도 이것보다야 못 하것냐? 이 정신빠진 년아"

그 여자가 가고난 후 그 포장마차 아줌마는 하늘에 대고

혼자말을 했다.




" 나는 아직 그가 날 사랑해도 좋다는 허락을 하지 않았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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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
           

           
           인생이란???

     

       
     

         엄마 손에 이끌리던 어린아이였다가

     

       
     

        세월이 흘러...

     

       
     

        혼자 놀다가 때가 되면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여인을 만나 어울리게 되지..

     

       
     

        멋진 차도 굴리고

     

       
     

        넓은 정원에 사슴도 뛰노는 꿈같은 생활을 꿈꾸며 우리 결혼했지.

     

       
     

       신혼여행은 근사한 바닷가가 있는 하와이였어. 

     

       
     

         근데, 어느덧 30이 넘고 좋은 시절도 다 가니 

     

       
     

        인생이 깜깜해지기 시작하더군.

     

       
     

        나밖에 모르던 마누라는 애들 챙기느라 정신이 없고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40이 되니 괜히 남들과의 생활수준 격차가 신경쓰이기도 하고,

     

       
     

        이렇게 일만 하면서 살다 죽는 게 내 팔잔가.. 의문이 생기고, 

     

       
     

       삶의 무게에 짖눌려 때로는 갈짓자로 비틀거리며 살아가게 되지.

     

       
     

         때론 부부 싸움도 일어나고, 

     

        이대로 칵 죽어버릴까, 갈라설까 고민하곤 해.

     

         
     

        하지만 결국 그놈의 정 때문에 참으며 살게 되는 게 부부인가봐.

     

       
     

        인생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는데,

     

       
     

        난 늘 맨날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이 모양일까.

     

       
     

        가고 싶은 덴 많은 데 오라는 데는 없고..

     

       
     

        정말 기 펴고 쫘악 잘 나가는 때는 언제나 오려나.

     

       
     

        세월이 흘러 60살 쯤이 되면,

     

       
     

        누구나 생계 여행을 끝내고 새로운 인생의 바퀴를 갈아끼우게 되지. "은퇴(Retire)"란 '타이어(Tire)'를 '새로 바꿔끼우는(Re)' 거를 말해.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때때론 커다란 위험에 직면하기도 하지.

     

       
     

      비바람이 몰아치는 궃은 날이 있기고 하고..

     

         
     

         편안한 곳으로의 도피를 꿈꾸며 그렇게 살아가곤 하지.

     

       
     

        어쨋든 인생이란..되돌이킬 수 없는 것.

     

       
     

        그래서 우리 인생은 언제나 위험을 무릅쓰는    

     

      "보호받지 못하는 길"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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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년

퇴근시간 즈음에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쏟아졌다.

도로 위에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허둥지둥 뛰어다녔다.
나도 이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뛰었들었다.

그 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처지의 청년이 서 있었다. 빗방울이 더 굶어지기 시작하자 할아버지 한분이 가세하셨다. 그런 다음 중년 아저씨 한 분이 들어왔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분이 비좁은 틈으로 끼어 들었다

출근시간의 만원버스처럼 작은 처마 밑을 사람들로 금세 꽉 찼다.
사람들은 이 비좁은 틈에 서서 멀뚱멀뚱 빗줄기만 쳐다보고 있었지만 비는 금방
그칠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뚱뚱한 아줌마 한 분이 이쪽으로 뛰어 오더니 이 가련하기 짝이 없는 대열로 덥석 뛰어들었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던가 ? 아주머니가 그 큼직한 엉덩이를 들이대면서 우리의 대열에 끼어들자 그 바람에 맨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튕겨 나갔다. 그 청년은 어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쭉 훑어 보았다. 모두들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척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셨다.

" 젊은이, 세상이란게 다 그런거라네 "

그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쳐다보더니 길 저쪽으로 뛰어갔다. 한 사오분쯤 지났을까? 아까 그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우산 5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며 말했다.

" 세상은 절대 그런게 아닙니다.  "

청년은 다시 비를 맞으며 저쪽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청년이 쥐어준 우산을 쓰고 총총히 제 갈 길을 갔다.
그러나 세상은 다 그런거나네라고 말한 할아버지만이 한참동안을 고개를 숙이고 계시더니 우산을 바닥에 내려 놓고는 장대비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

...

어쩌면 세상은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서 ... 조금은 ... 

아주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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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홀로 대충 부엌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차가운 수돗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생각 없다,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의 모습..
         

         

         돌아가신 외할머니 보고 싶으시다고...
         

         

         외할머니 보고 싶으시다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알았던 나..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에게서 흉내낼수없는 사랑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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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가시고기. . .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살고싶어하던 내일이다.


 






우리아빠는 멍텅구리 아빠입니다.

지금도 밖에서 비를 맞고 있습니다.

내겐 비오는날에 창문도 못열게 하면서...

왜냐고 이유를 물으면

"아빤어른이고 다움이는
꼬마이기 때문이지..."

저는 많이 아픔니다...

선생님이 백혈병이래요...

감기로도 죽을수 있다고하죠...

그래서 아빤 절대 비오는 날엔

창문도 못열게 하죠...





아이가 또 재발했다.

아이에게 눈물을 보이기싫어

병원밖으로 나갔다.

비가오고 있지만...

밖에있고싶었다...

1년 반째 백혈병과 싸우고있는

아이에게 미안했다...

더욱더 힘든건

이제 더이상 아이의 치료비가 없는

빈털터리 아빠가 되었다는거다..




오늘도 전 방사선치료를 받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너무 싫습니다.

어두운관속같은 곳에

나혼자 있어야 하니까요

밖에서는 많이 아프지만

아빠가 제 손을 꼭잡아주거든요

하지만 오늘 치료는 너무 아팟어요

그래서 전 벙어리가 됐죠.

어찌된일인지 말을 할수가 없어요.
그리고 앞을 볼수도 없어요...

괜찮아 질꺼라고 아빠가 말했어요.
그래서 걱정은 없습니다.

아빠는 한번도 내게 거짓말한적이

없으니까요.




"선생님 얼마나 더아파야죽개되나요.."
타들어간 입술로 아이가 말했다.

"이젠 그만 아팠으면 좋겠어요."

아이의 말이 사무치도록 가슴아팟다.

아이대신 아파해줄수 있다면...

아이를 위해 그무엇이라도

대신할수 있었으면...

아무것도 대신할수 없다...

그게... 참 견디기 힘들다...

아이가 치료가 견디기 어려웠는지
시력을 잃었다.. 말도 하지못했다..

일시적인 현상이라서 다행이지만

너무 가슴이 아팟다.




아빠가 이제 제가 다 나아서

퇴원하게 되었데요~

너무 기뻐요

제가 그렇게 퇴원하기를 바랬거든요

아빠는 제 소원을 들어줬어요.

역시 우리아빠입니다.

이제 더이상 아픈치료를

안받아도 된데요~

내일 퇴원하게 됩니다.



아이가 가망이 없다는 소릴들었다.

기껏해야 6개월을 넘긴다고한다.

골수이식을 받아야하는데

형제하나 없는 아이이기 때문에

마지막 가능성이 없는것이다.

더이상의 고통받는 치료를 하는것보단

남은 짧은시간을 아이와함께

살고싶다. 사실 병원비가 없기도 하지만...

그래서 퇴원하기로 했다.



2년의 병원생활은 끝났고

이제 아빠와 저는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살꺼예요

아빠도 그렇게 말했구요.

그래서 우린 아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제가 또 아팟어요.

아빠가 병원에 전화를 했어요

제병이 또 재발했데요...

아빠가 그래서 다시 서울로 가제요..

이제 다시는 아프지 않는다고

아빠가 말했는데...

아빠가 제게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어요.




아이가 또 쓰러졌다...

아이가 또 재발하면..

바로 병원으로 연락하라고 해서

연락을 해봤다.

왜 연락이 이렇게 늦었냐고한다.

기적적으로 다움이에게 맞는

골수를 찾았다는 것이다...

다움이를 살릴수 있는

마지막 가능성이 생긴것이다.

골수가 완벽히 일치해서 수술만 하면

거의 완치할수 있다고 한다.

갑자기 왼쪽가슴이 아파온다...

어서 다움이를 서울로 대려가야한다.

더 늦기전에...





병원 선생님이 말했어요.

이제 한번만 더 치료를 받으면

완전히 완치될수 있을꺼라고

예전보다 더 아프고 힘든

치료가 있을꺼라지만...

하지만...

전 하나도 안무서워요

왜냐면 아빠가 언제나 제 옆에

있어주거든요

저에게 골수를 나눠줄

사람이 생겼데요.

미도리라는 일본누난데...

정말 착한 누나인거 같아요

절 위해 먼~ 일본에서

여기까지 왔잖아요.

내일 골수이식을 받는데요..

하지만 하나도 두렵지않아요.

아빠가 제곁에 있어주니까요.





아이의 골수이식수술...

약 4천정도가 든다고 한다.

내겐 지금 당장의 치료비 조차 없는데...

그래서 내 간을 팔기로 했다.

간을 팔면 2천정도 받는다고 한다.

4천은 안되지만...

골수이식 수술받기전까지


병원비는 마련이 된다.

간을팔기위해 검사를 받았다.

"간 이식을 포기하싶시요..."
간암 말기입니다.

말도 안되는 말이 었다.

그것말고는 어마어마한

병원비가 나올 곳이 없기때문이다.

하는수 없이 각막을 팔게 되었다.

외눈으로 아이를 봐야하지만...

그게 대수냐...

아이를 위해서라면

양쪽눈을 다 팔수도 있다.



골수이식 수술이

아주 잘됐데요

아빠가 밖에서 이쪽을 쳐다봐요

근데 왼쪽눈을 붕대로 감았어요.

많이 지쳐서 쉬라고 막아놨데요.

레고만들기에 나오는

해적선장 같아요.

이제 일주일후면 다 나아서

보통아이들 처럼 생활할수 있데요.

근데 아빠는 이제 따로살제요.

엄마 따라 프랑스로 가래요...

이제 제가 싫어졌나봐요.

아빠가 화내는건 처음봐요..

엄마가 떠날때 마신 술도 마셨어요.

내가 이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은 아빠뿐이고

아빠가 사랑하는 사람도 나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한건 아빠예요.

그렇게 중요한걸 왜 잊었을까요.

자꾸만 가시고기가 생각납니다.

돌틈에 머리를 박고 죽어가는

아빠 가시고기 말예요...

만약 내가 엄마따라 프랑스로 가게되면

아빠가 쬐금만 슬퍼했으면 좋겠어요.

쬐금만 슬퍼하면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수 있겠죠?





각막을 팔아 6천만원을 받았다.

아이의 건강은 이제 문제없다.

아이의 병원비 4천을 내고도

엄청많이 남는다.

하지만 더이상 아이와 함께할수 없다.

이제 곧 난 죽기때문이다.

간암말기라 어쩔수 없다고 한다...

왜 이지경이 되도록 있었냐고 한다...

아프지 않았냐고...

가끔 옆가슴이 아프긴 했었다...

하지만 아이의 고통으로

그런것들을 아파할 시간조차 없었다.

아이의 골수이식은 아주 성공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제 아이와 함께할수 없다.

난 죽기때문에

아이를 고아로 만들긴 싫다.

다움이 엄마에게 연락을 했다.

다움이 양육권을 포기하겠다고.

다움이를 잘부탁한다고.

사람은... 자식을 낳으면

죽어도 진짜 죽은게 아니다...

영원히 영원히 다움이 안에 살아있을꺼다.

세상을 사랑하고

또 세상으로부터 사랑받는

다움이가 되길바란다. - 아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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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 관한 짧은 낙서





































...친구에 관한 짧은 낙서...











영국에 있는 한 출판사에서 상금을내걸고 "친구"라는







말의 정의를 독자들에게 공모한 적이 있었다.







수천이나 되는 응모엽서 중 다음 것들이 선발되었다.







'기쁨은 곱해 주고 고통은나눠 갖는 사람'







'우리의 침묵을 이해하는 사람'







'많은 동정이 쌓여서 옷을 입고 있는 것'







'언제나 정확한 시간을 가리키고 절대로 멈추지 않은 시계'







하지만 1등은 다음의 글이었다.







친구란 온 세상이 다 내 곁을 떠났을 때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다.'








-'작은 이야기 큰 깨달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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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일까 사랑일까?


 
 
                                    
                        


 
 


 

좋은친구


1.

우린 좋은 친구사이입니다.

그 친구는 남자이고...전 여자입니다.

그래도 우린 친구입니다.


서로 편한 친구가 되자고 약속했지요.

서로를 존중해 주며 서로를 많이 생각해 줍니다.


길거리를 거닐다 예쁜 연인을 보면

그 친구 생각이 납니다.


가끔 맑디맑은 하늘을 바라보면

그 친구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밤하늘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면

그 친구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이 떠오릅니다.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면

그 친구 함박 웃는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꽃 한 다발 사서 그 친구에게 건네 주면

그 친군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해져 잠시 혼자 웃어봅니다.


전 가끔 혼자 웃음 짓는 바보가 되곤 합니다.

남들은 혼자 웃는 절 이상하게 바라보겠지요


그래도 전 그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2.

친구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언제나 포근하게 따스한 음성이 느껴져

그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응 나야~~전화 받기 괜잖아?"

"미안~!! 나 지금 바쁘거든~~!! 미안하다."



잠시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수고해~!!...안녕~~!!"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가 오길 기다렸지만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좀 기분이 상했지만 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세요~~?"

"응..난데~~지금도 바쁘니~~?"

"응...지금 전화 받기 좀 그렇거든~~!!!"

"그래 알았어~~안녕~~!!!"


정말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언제나 반갑게 전화를 받던 친구였는데...


그리고 전화를 자주 걸어서 아주 날 즐겁게 해 주던 친구였는데

다른 친구가 생겼나 봅니다.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안 좋은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궁금했지만..


자존심 때문에..기분이 더 상해져버렸습니다.

전화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저도 전화를 걸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래도 전화는 오지 않았고

저 역시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친구사이도 끝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3.

매일 전화를 기다렸지만...

전화는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젠 그 친구 전화를 기다리는 나의 마음도

점점  그 빛을 잃어 가는 듯 했습니다.

그 친구를 생각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때문이지요.


불쑥 불쑥 생각이 나면 난 다른 것을 생각하려

많이 노력했거든요.



그 친구를 잊는다는 건 가슴이 아팠습니다.

만약 그 친구가 나와 같은 여자였다면

이렇게 애절하진 않았을까요?



그래서 남자와 여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했던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전 어쩜 그 친구를 사랑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

오늘도 전화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그의 핸드폰 번호를 되뇌며

걸어보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습니다.



전화가 왔습니다. 세상은 참 좋아 졌지요..

핸드폰 번호가 찍히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요~~

망설이다~~

.

.

.

.

.

.

.

그냥 받지 않았습니다.



이젠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 친구로 인해서 더 이상 마음 아파하기 싫으니까요

그 친구도 아마 다른 좋은 친구가 생겼을 겁니다.



아마 좋은 친구가 생겼단 전화였을지도 모르지요

우리가 우정이라고 말했던 친구사이도

이렇게 끝나나 봅니다.



그래도 그 친구를 많이 좋아했었습니다.

이젠 그 친구를 놓아주려 합니다.

그 친구에게 전 그냥 친구였음을 압니다.


그 친구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친구야...정말 행복해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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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바보라 말하는 이유























내가 나를 바보라 말하는 이유







나는 바보예요.

그 사람만 있으면 세상이 다 살아진다고 여기니 바보지요.

아무리 주위에서 아니라고 해도

나는 그 사람만 있으면 세상이 살아진다고 굳게 믿거든요.

그러니 주위사람들은 나를 바보라 말하지요.

때론 날 살게 만드는 그사람이

나를 슬프게하고 힘들게해도 나는 그래도 그사람이 무척 좋아요.

서운한 마음이 앞서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화를 내고 있다고 해도 나를 무척 사랑한다는걸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나는 그사람이 참 좋아요.

난 바보예요.

방금 그사람이 나를 무척사랑한다 말했는데

또 까먹었는지 그사람에게 또 그 말을 듣고 싶어해요.

하루에 그렇게 수십번씩 그 사람이 그말을 하는데도.

나는 왜 자꾸 그 말이 또 듣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그 사람은 나를 나무라지만

그 나무라는 말속에도 그 사람이 사랑한다고 말하는것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아지고는 한답니다.

나라는 사람은 참 미련맞지요?

그리고....내가 왜 바보같냐믄요.

아주 많이 눈물을 흘리거든요.

장난으로 그 사람이 나를 싫다는 말을 하면

금새 눈물이 고여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는 하거든요.

그것뿐만이 아니지요.

그사람이 잘못했는데도 그 사람이 다구치는 나한테 화가 났는지 뭐라고 하면

나는 벙어리가 됐는지 아무말 못한채 그저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는 합니다.

그런 나를 보면 그 사람 참 답답할텐데.....

그런데 자꾸 눈물만 흐르는 내가 짜증이 나나봐여.

그사람은 그런 나를 보면 화를 더 내지 뭐예여?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믄 짜증이기보다는 아마도....

나를 너무 사랑해서 내가 우는게 보기 싫은것 같아요.

하긴....그게 아니고 짜증을 낸다고해도 나는 괜찮아요.

나는 그게 짜증이 아니라는걸 믿으면 되거든요.

나를 사랑해서라고 믿으면 되거든요.

그러고보면 바보가 나쁜건 아닌것 같아요.

바보스럽고 미련맞기는 해도

한 사람한테 사랑받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고 믿을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바보라고 나쁜건 아니예요.

그렇지 않아요?

나는 바보예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바보.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가지고 있는 바보.

나는 그렇게 행복할수 있어서 내가 바보라 말하는 거예요.

사랑을 받고 있는 무척 행복한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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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와 경림이의 사랑 이야기

여러분 뉴 논스톱 보고 계시죠?
요즘 인성이와 경림이의 사랑이 화제입니다.
인성이가 경림이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한 부분을
어떤 분이 글로 써 놓으셨더라구여
넘 좋더라구여
경림이와 인성이의 사랑이 자~알 되길 빌면서~ 홧팅!!!












               



.. 그여자..


제가 어떻게 된걸까요? 제몸이 제것이 아닌것 마냥 따로 움직입니다.

목숨보다도 중히 여겼던 장부도 챙기지 못해 구리구리가 장부를 찢었지만 이상하게 화도 나지 않습니다.

매일 아이들에게 맞기만 하는 구리구리가 오늘따라 불쌍해보여서요..

습관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갔지만...이런..오늘은 아르바이트가 없는 날이군요..

더위라도 먹은걸까요?

친구들은 이런 제가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씁니다.

한창 사랑하고 있을 영준이랑 다빈이마저 제 앞에서 미안해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할거 다하면서...짜식들..하지만 미워할수 없습니다.

이상한건...저 하나일테니깐...

친구들은 노래방이다 술이다 ...다니면서 제 기분을 풀어줄려고 노력하지만...미안하게도..전 괜찮지 않네요...

왜 이렇게 이상할까요...분명히...헤어진뒤...하루까지만 해도..아무렇지 않았는데...

지금...은..제가 너무 이상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참을수 있었는데...지금은요....

전화라도 오면 그에게 온것 같아서 후다닥 전화를 받고 맙니다..

하지만...그가 아닙니다..괜한 기대마저 하지 않을려고 전화를 꺼도..얼마지나지 않아 또 전원을 킵니다..

나쁜 사람...

저 바보죠...

제가 왜 이러고 있는걸까요...천하의 박경림이..왜 이렇게 멍청해진걸까요..

저요..사랑때문에 우는 여자들 ...정말 어리석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그게 아니예요...

누군가..그런말을 하더군요...아픔은...이별보다 늦게 온다고..

사실인것 같습니다....

사실...인가 봐...요........

그와 마지막이별을 했던 공원에 앉아있어도....아팠습니다...

그와 걸었던 그길을 혼자 걷고 있어도...아팠습니다....

자꾸만...그와 함께한 시간이 떠올라서요....

그리고....아무도 없는 횡당보도를 건널때...그에게 준 시계가 떨어졌을때도...아팠습니다... 그래서 주울려고요...주워야 할것 같아서...주울려고 했는데....

뭔가가 저를 덮쳤습니다....

그때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제 옆에서 씩씩거리듯 멈춰서있는 차와...
저를 꼭 안고 있는..남자...

저는 그인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그런데....제 친구...인성이네요..

인성이는 상기된 얼굴로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표정은...말로 표현할수 없드라구요....

화나있는것도 같고...금방이라도 울것 같은 표정같기도 하고...왠지 슬퍼보이는 모습까지.....

인성이는 한참동안...그렇게 저를 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그런 인성이를 밀쳐낼수도 없었습니다...

인성이는 저를 강이 보이는 곳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인성이는 그 사람을 잊으라고만 합니다...저에게 화를 냅니다.
그러더니 그와의 마지막 추억까지 담겨있던 시계를 강으로 던집니다.

화가 났습니다...
그동안 가슴에 꾹꾹 눌러만 왔던 그 아픔들이 폭발하는듯 인성이에게 모든것을 쏟아내듯 그렇게 화를 냈습니다.

아파도 내가 아프고...잊어도 내가 잊는데.....

왜 인성이가 화를내는지....너무...너무......

"왜!"

전 물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은 저..그저... 제 슬픔을 분출할 작은 틈새를 원하고 있었나봐요..

그냥...착한..인성이에게 화를 내며..화풀이할...

"내가 널..좋아하니깐..."

그냥 착한..인.....뭐....?

전....그저 인성이의 얼굴을....쳐다볼수 ...밖에 없습니다.....



그 남자..



그녀가...생각하는것보다 더..많이 힘들어합니다...그래서 더욱 화가 납니다..

그때문에 그녀가 힘들어하는 사실이 너무 싫었습니다.

친구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줄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요...전 알고 있었어요...
그 무엇도 그녀의 아픈 가슴을...매만져 줄수 없다는 ..사실을요...

제...상처난 마음을....아무도 ....달래줄수 없듯이....

하지만....알고는 있는데...전 자꾸 욕심이 납니다..제가 그녀를 안을수 없을까..하는..욕심이 납니다..

그녀는 아무일도 없다는듯이 웃고다니고....공부하고...일합니다...

그렇지만요...그 모습이 더 쓸쓸해보인다는 사실을 그녀는 왜 모를까요?

오늘도...그녀는 저를 아프게 합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몰래 빠져나와 그의전화를 기다리는 그녀....

그와 헤어졌던 공원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그녀...

그리고...그런 그녀뒤에 서있는 저....

무수한 나를 그냥 묻어버리고 그저 그녀만의 남자로 태어난 제가 이렇게 그녀 뒤에 있는데....

그저...고개만 살짝 돌리면 나를 볼수 있을텐데...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힘없이 걸어가는 그녀 뒤에서...
그녀의 그림자처럼 그녀의 뒤를 따르는 제가 있는데....그녀는 뒤돌아 보지않습니다...

조금만...손을 내밀면 그녀를 잡을 수있는데.....제가 손을 내밀면 그녀는 그만큼 더 앞으로 가버리고 맙니다..

그냥...가야겠어요...
제가..아무리 그녀를 바라본다해도..그녀의 아픔이 줄어들것 같지 않습니다...
내가 준 시계...그에게 다시 준 시계...이별의 선물로 받은 그 시계를 줍는..그녀를 보고 있자니..

더 이상은...가슴이 아파서....

그렇게..돌아설려고 하는데....
헉..차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채 시계만 줍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걸까요...눈을 떠보니 제가...그녀를 안고...있네요...

저도 모르게 그녀를 밀쳐냈나봐요...

그녀는 괜찮은건가요? 그녀의 얼굴을 돌려 봤습니다...

놀란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눈물이 나올것 같아서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그 남자생각때문에 차에 치일뻔한 그녀가 생각나 화가났습니다.

그러나 제 품안에 안겨 있는 그녀가 생각나 안도감에 그녀를 더욱더 꼭 껴안았습니다.

역시 전 바보일수밖에 없습니다...

기분이 풀어질까..하고 그녀를 고수부지로 데리고 갔습니다...

하지만...이곳에서조차..그녀는 그를 생각합니다..

잊으라고 말했습니다...그녀는 그럴수 없답니다...

아파도 그녀가 아프고 잊어도 그녀가 잊는다며 저에게 화를 냅니다.

왜 그녀는 모를까요..

그녀가 아파하면 제가슴은..더찢어진다는 사실을...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녀의손에 쥐여있던 시계를 강으로 던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소리쳤습니다..이젠 잊으라고...

그녀가 왜 라며 소리를 지릅니다.

왜...? 왜냐고?????????

"내가 널 좋아하니깐......"

토끼눈이 된 그녀의 눈을 쳐다보니....

제가...아무래도...그녀에게...고백...........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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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첫 키스

▶슬픈 첫 키스◀


 언니 동원 오빠나 만나지 그래?


 미쳤냐? 생일 전날에 그 매력없고 둔한녀석을...


 그래도 스무번째 생일인데...전화해봐...


 어렸을 때 부터 그 녀석은 그랬었다.


 생일이 한 달쯤 지나서야 불쑥 선물을 내미는 놈이었고


 돈을 아끼겠다고 공테잎에다 지가 노래를 불러서


 녹음해 오는 놈이었다.


 한번은 진짜로 야한 선물을 한다기에


 '많이 발전했네~' 하며 기대했더니


 지 사이즈랑 똑같은 빤스를 선물을 했다.


 누런색을 어디서 구했을까...


 임마! 50Kg의 여자에게 아줌마용을...


 넌 이게 섹시해 보여?? -_-;


 어? 그거 너한테 크냐? 근데..


 헐렁한거 입으면 더 섹쉬해 보인다..


 나중에 그거 입은 모습 꼭 보여줘....헐헐...


 하지만 오늘도 또 속는셈치고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야...


 너냐? 그런데 너가 누구냐?


 .....-_-; 주희라고해...-_-;


 흠흠.. 그런데 왜 걸었냐?


 동원아 오늘 시간 있으면 영화보러 안갈래?


 싫어!


 왜?


 돈이 아까워... -_-;


 으...쓰발...이놈은 인간이 아닌 것 같다.


 내가 내줄테니 당장 와라...


 딸칵. 으.. 드럽고 지저분한 녀석...


 얼른 동생에게 3만원 삥을 뜯었다.


 녀석도 그렇지만 울 동생도 폭력 앞에는 항상 비굴했다.


 주희야!


 이 놈 싱글벙글한 얼굴로 다가온다.


 웃는 얼굴에 차마 주먹을 날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침을 뱉었다. -_-;;;


 무슨 영화 예매 해놨어?


 으.. 난 한박자 씹구 위 아래로 야린후


 그 놈 데리고 영화관으로 갔다.


 대부분 매진이고 어떤 감동적인 영화를 겨우 예매했다.


 물론 돈은 내가냈다. 여자가 돈을 쓰게 하다니... 그지 녀석.


 영화는 1시간 30분 후에나 시작한다.


 그동안 모할지 생각하는데 이녀석이 갑자기 제안했다.


 주희야 우리 내기 할래?


 지금부터 30분 동안에 너는 남자를 난 여자를 꼬셔서


 더 빨리 꼬시는 쪽에게 자기 표를 양보하는 거야...


 퍼벅!!...


 동원이는 한대 맞더니 조용해졌다. 삐졌나부다...


 우리는 침묵속에서 사람들 구경하면서


 멀티 비젼쪽으로 걸어갔다.


 이 때 갑자기 녀석이 실실 웃으며,


 야..나 TV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것 본적있다.


 꼭 해보고 싶었어..


 그러더니 멀티비젼 한쪽에 앉아 있는 연인 뒤로 가더니


 양쪽 어깨에 팔을 올리고는 연인들의 얼굴을 번갈아


 빤히 쳐다 보는 것이었다.


 야! 너 모야?


 터프한 남자가 말했다.


 나 동원이야...


 녀석이 계속 싱글거리며 대답했다.


 뭐하는 짓이야?
터프 자식 좀 열받았나보다...


 나....장난치는거야..


 녀석이 아주 심각하게 말했다.


 그러더니 나한테 달려와서 뛰어!!


 하더니 혼자서 막 달아나버렸다.


 이 정신나간 놈 때문에


 나도 롯데 지하에서 미친년처럼 달렸다.


 다들 쳐다 봤다. 계동원 너 잡히면 내 손에 죽는다-_-;


 한참 달려서 외딴곳에 숨어 있는 그놈을 발견했다.


 주희야 재미있었지?


 한번 더할까? 하고 또 싱글벙글이다...


 결국 나도 웃고 말았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다 우리를 미친년놈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 생각이 맞을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튼 웃다가 죽다가 1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우린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주희야 팝콘 먹고 싶지 않냐?


 응! 너무 반가왔다.


 영화비에 버금가는 많큼 먹어주리라...


 그럼 사와라.. 음료수도... -_-;;;


 이 놈 다이어리에 진짜 동전조차 없었다.


 세상에 아무리 내가 돈을 낸다고 했지만 남자가


 치사하다 못해 비열하게 동전도 안가져 나오냐?


 치사한놈~ 치사한놈~


 주문을 외우는 동안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는 질질 짜게하는 한국 스타일의 영화였다.


 나는 막 울고 싶은것을 참고 슬금 슬금 눈물을 훔쳤다.


 야 이놈아 여자가 울면 손수건을...


 그런데 그 놈이 점점 흐느끼더니


 엉엉 울었다.


 다쳐다 본다.


 엄청 눈물 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람들 다 웃는다.


  쪽팔린다. 죽고싶다...


 '내가 다시 계동원하고 영화보러오면


  평생 참치만 먹고 산다...'


 영화가 끝난후 화장실에 숨어서 사람들 다 나가길 기다렸다.


 이녀석과 함께 온 여자임을 절대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 놈 여자 화장실 안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주희야 내가 당구 가르쳐 줄께...


 가자! 다들 날 째려본다...


 이 놈이 오늘 나한테 빌 붙으려고 작전을 하고 나왔나보다...


 우리는 잠실에서 나와서 신천쪽으로 걸어갔다.


 한참 가다가 이상한 건물로 들어가더니 당구장을 찾아냈다.


 으아...찾았냈네..내 돈!!...


 어머! 동원오빠... 오래간만이야!...


 음..죽도록 이쁜 여자애가 말했다.


 물론 나보다 이쁘지는 않았지만 열받는다.


 이 멍청하고 드럽고 치사한 놈이


 어떻게 저런 여자애를 알고 있는지 이해가 안갔다.


 그래도 아는 사람이면 돈 굳었네...홀홀~~


 응..수진아 진짜 오랜만이다.


 아르바이트 한다고해서 한 번 왔어..
<

 얘는 내 꼬봉... 주희라고해.. 어랏랏? 꼬봉???-_-;


 그녀와 난 인사를 했다.


 그녀는 동원이 팔짱을 끼더니 데리고 가버렸다.


 으...최악의 생일이 되어간다...


 학교에서 고소영 붕어빵이라 불리는 내가


 이렇게 된 이유가 몰까??


 저놈 옆 아파트에 사는게 내 운명의 최대 걸림돌이 된것같다.


 둘이서 웃으며 오라고 손짓했다. 비참했다.


 주희야 내가 가르쳐 줄께... 하더니 30을 뺐다.


 너 30이야? 나... 120인데....


 너 당구칠줄 알았었냐?-_-;


 으이구... 결국 우리는 포켓을 쳤다.


 그 여자애까지 3명이서...


 그 여자 애는 당구장 걸 답게 정말 잘 쳤다.


 300은 되는 것 같았다.


 수진아 삼촌 잘 계시냐? 동원이 녀석이 삑살이 내면서 물었다.


 응. 그럼! 고모도 잘 계셔? 그녀가 마쎄이 찍으며 되물었다.


 울 부모님 미국 여행가셨다...


 녀석이 8번 공을 넣으며 대답했다.


 얼랠레? 둘이 친척이었잖아!


 괜히 혼자서 질투하고 난리 마카레나를...


 그럼 그렇지...녀석이 어떻게...


 그런데 동원이 부모님이 여행을 가셨구나...


 울 부모님도 여행 가셨는데.. 그런데 자식....


 그래서 돈이 없나?


 어째튼 난 기분이 풀어졌고 수진이랑도 같이 잘 놀다가 나왔다.


 알고보니 성격도 좋고 공부도 잘한다고 했다.


 같은 친척인데 동원이랑 어찌 이렇게 다를 수 있는걸까?


 주희야 우리 노래방 안갈래?


 공짜냐?-_-;


 ......-_-;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이놈이랑 시간을 보내면서 난 변했다.



 노래방은 아까 당구장보다 훨 깨끗했다.



 오늘 웃기는 날이다.


 이놈하고 영화를 본 적은 있었지만


 당구장이나 노래방은 처음 와보는 것이다.


 물론 친구랑은 많이 와봤고


 킹카이니 만큼 미팅 때도 많이 와봤지만


 이 녀석하고 온 것은 처음이라 나름대로 기뻤다.


 동원아 꼭 성공해라!


 누가 음료수를 가져다 주고 나가며 말했다.


 예. 고마워요 형. 잉?? 몰 성공해???


 너 운전면허 시험 보냐?


 응? 아...아니...그냥...저 형 원래 헛소리 잘해..


 어째튼 노래를 불렀다.


 녀석..경기고때 합창부였다고,


 당구 치는 것 처럼 노래 부르지는 않는군.


 동원이는 '날아라 병아리'를 부르고,


 키우던 강아지 얘기를 했다.


 나도 본적 있는데... 그 사람처럼 누워서 자는 개...


 우리는 마지막으로 '이별 이야기'와


 '이젠 안녕'을 부르고 나왔다.


 으아! 넘 늦게 만나서 벌써 저녁 9시다. 재미있었징?


 음..저녁을 안먹었는데... 어떻게 할래?


 나도 그럭저럭 잘 놀았다. 배 안고프니깐 그냥 집으로 가자..


 녀석은 버스를 타고 가자고 했다. 두 정거장 걸어가면 안되나?


 무드는 코딱지 만큼도 없는 놈이다. 어째튼 569가 도착했다.


 9시인데도 사람이 많이 타고 있었다.


 나는 토큰을 내고 먼저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이 막 웃는 것이었다.


 나는 뜨끔해서 뒤돌아 봤다.


 죄송합니다..다신 안그럴께요....


 이 놈이 버스 운전기사에게 사과를 하고 있었고


 다른 승객들은 다 웃고 있었다.


 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그 놈과 멀리 떨어졌다.
 

 절대 또 쪽팔리고 싶지는 않았다.


 무사히 2정거장을 가서 내렸다.


 그리고도 한참을 가다가 다가가서 물어봤다.


 야..너 아까 왜 혼났냐? 공짜로 태워 달라고 했지?


 아..그건...


 이 싸이코같은 녀석이 바지 뒷 주머니에 있는 버스 카드가 꺼내기가 귀찮다고


 엉덩이를 그 센서에 가져가서는 마구 비벼댄 것이다.


 그러니 그걸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웃겼겠는가?


 그걸 보고도 안 혼내는 버스 운전사가 있다면


 그 운전사도 이 놈처럼 싸이코일 것이다.


 참...너에게 할 얘기가 있다.


 응???


 드디어 내 생일을 기억 한거냐? 그래...그래...


 지금까지의 일은 다 용서해 주마.


 그런데 꽃 한송이 없이 이런곳에서...


 나..군대...안 가...


 병원에서....아마 못갈꺼래...


 맙소사. 헤어지기 전에 한다는 소리가 군대 '안'가 냐?


 누구는 입대 전날 공사판에서 일해서 생일인 애인에게


 선물을 사주고는 달콤한 키스를 나누었다는데...


 너랑은...그런 로맨스도 이미 물건너 간거냐?


 너 정신병이지?


 그건 아닌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


 으이구. 열받아서 인사도 안하고 와버렸다.


 부모님도 안계신데 이 기집애도 어디로 나간건지


 문이 잠겨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흑흑...오늘은 확실히 최악이야...


 우울해진 나는 다이어리를 꺼냈다.


 다이어리는 우리가 고등학교 입학 할 때


 똑같은 것으로 산 것이다.


 물론 각각 돈내고...


 ' 어라? 이거 내꺼 아니다.... '


 으악! 다이어리가 바뀐 것이었다.


 내 다이어리에 그녀석 좋아한다고 쓴 일기가 있는데...


 큰일 났다.


 이런 쪽팔림... 아까 롯데에서 달릴 때보다 더 쪽팔렸다.


 이왕 이렇게 된거 나도 봐야지..


 혹시 놈도 사랑을 고백해 놓지 않았을까??


 전화번호부에는 남자 이름이 하나도 없었다.


 아마도 전화번호부에서 여자 이름만 찾아서


 적어놓은 것이리라...


 스케쥴을 보니 12월 여행... 이렇게 써 있었다.


 어? 아깐 아무 말도 안했는데...


 노래방에서 그 오빠가 말한것이 그거였나?


 그런데 무슨 여행을 이렇게 오래가 있어?


 내년 7월까지...


 생일까지 거기 있다가 올 모양이네?


 나쁜놈 얘기도 안하다니..


 난 바로 공중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동원아. 나 주흰데.. 너 다이어리 펴 봤냐?


 아니 -_-;;;


 솔직히 말하면 좀 아쉬웠다.


 쪽팔림의 감정과 봐줬으면 하는 감정이 교차했었는데


 안 봤다면 뭐....


 야.. 우리 다이어리 바뀌었다. 지금 너네 집에 찾으러 간다...


 부모님 여행 가시고 동생도 집에 없어서 시간도 때울겸....


 앗! 곧 후회했다. 찾으러가지 말고 모른 척 할껄...


 나쁜 녀석 내 다이어리 보다보면 내 생일인 것도 알텐데...


 하지만 엎지러진 물이었다.


 딩동! 딩동! 딩동!


 난 그 녀석 밖에 없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막 눌렀다.


 녀석이 인상을 쓰면서 나왔다.


 으...넌 예의도 모르냐?


 지가 언제부터 예의를... 망할녀석...


 여기 있다. 다이어리. 참 너 여행가냐?


 아...미국에 잠시...


 그런데 왜 내년 7월까지 여행이라고 써 있냐?


 그렇게 해 놓으면 부티나보이잖아....


 .....-_-; 그런데 언제 떠나냐?


 아직 안 정했다. 마음을 확실하게 잡으면...


 응?? 마음을 잡다니? 무슨소리냐?


 아무것도 아니다. 신경쓸 필요 없어....


 그 때 녀석 집 안을 보니 어두 컴컴해서 아무것도 안보였다.


 야..그런데 너 왜이렇게 컴컴하게 하고 있냐?


 아..멋있잖아... 들어와라...


 이거 늑대 녀석과 어두운곳에 들어가면 위험한거 아닌지 몰라?


 하지만 난 따라 들어갔다. 이 멍청한 녀석이야 뭐....


 쇼파에 앉아 있어라... 어쭈 명령하듯이...건방지네...


 벌써 11시였다. 시간 정말 빨리가는군.


 약 1분 정도가 지났는데 이 녀석이 안나왔다.


 어두 컴컴한 곳에서 혼자 앉아 있으려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 때 갑자기 오래된 팝음악이 흘러나왔다.


 ' 이거 뉴키즈 온더 블락의 해피버스데이 투유 아니야?


 동원이는 조그마한 상을 들고 나왔다.


 상위의 케익에 꽃혀있는 조그마한 촛대들에서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고 케익 옆에 놓여 있는


 스무송이의 장미는 황홀한 향기를 내뿜었다.


 야. 내가 몰라준다고 섭섭했었지?


 원래 내일 해주려고 그랬었는데


 니가 밤에 찾아 오는 바람에...


 눈물이 났다. 동원이가 장미 꽃을 내게 건냈다.


 자식~ 이런 짓도 할 줄 아는군...기뻤다.


 그 어느해의 생일 보다도.


 그 녀석은 생일 축하곡 대신 흘러 나오는


 뉴키즈의 '해피 버스데이 투유'를 따라 불렀다. -_-;;;



 나는 '후~ ' 불어서 촛불을 한번에 껐다.


 녀석은 다른 커다란 초를 몇개 꺼내더니 불을 땡겼다.


 어떤 조명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아름다운 바알간 그림자가 아른 거렸다.


 너...내 생일 어떻게 기억했어?


 야..15년을 함께 지냈는데...


 그래서 일부러 다이어리 바꿔놨지...


 그런데 오늘 찾으러 올 줄은 몰랐다.


 음..어서 소원 빌어야지~~


 내 소원은 너랑 나랑 건강하고 행복한거...


 너두 말해라..


 나두? 나...나는...딱 한가지 소원이 있는데...


 음.. 나 여행 갔다와서 말할께... 그 때까지 기다려주라....


 그리고 12월 31일에도 오늘같은 밤을 지내자~ 좋지?


 케니G 의 크리스마스 앨범 '미라클'의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 나왔다.


 장미의 향기와 아름다운 음악은


 추고 있는 촛대위의 불처럼 내마음을 흔들었다.


 녀석도 내가 집에 돌아가기를 바라지 않았고


 나도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새벽 1시가 되었을 때 나는 그녀석 어깨에 살며시 기대었고
  녀석은 내 어깨를 살며시 감싸 안았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러갔다.


 점점 눈꺼풀이 가물 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에 그 소녀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생각하면서..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나는 쇼파에 누워서


 녀석의 다리를 배고 있었고


 녀석은 쇼파에 앉아서 입을 헤~에 벌리고 자고 있었다.


 원래의 그 녀석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하지만 난 행복했다.


 가만이 바라보고 있는데 녀석이 눈을 떴다.


 그리고는 띠껍게 말했다.


 뭘 보냐? -_-;;


 넌 왜 앉아서 잤냐?


 임마! 니가 돌로 내 다리를 누르고 있는데 당연하지....
  녀석 눈이 엄청나게 불어 있었다.


 꼭 엄청나게 운 것 처럼....


 녀석 꽤 피곤 했었나보다...


 머리가 그렇게 무겁나? 훗훗...


 참..너 집에 안가봐도 되냐?


 부모님은 안계셔도 동생이 걱정하겠다.


 아..맞아. 연락도 안했구나...


 잘가라... 그리고....생일 축하해


 녀석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맙다는 말 대신 나도 미소를 지어 대답했다.


 녀석에게 고마운 것은


 생일 축하나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 보다도


 완전 무방비 상태의 나를 아껴준 것에 대해서 고마웠다.


 사실 나도 녀석을 믿었기에 그 시간에 그렇게있을 수 있었지만.


 하지만 또 아쉬움이 남았다.


 녀석 그렇다고 키스도 못하냐? 바보...


 동생아... 언니 왔다.


 언니 어디갔었어?


 응...비밀... 너 이거 말하면 안돼?


 음..그러지 뭐.... 참. 돈 다 썼어?


 아...다음주에 아르바이트 해서 갚을께....


 그 돈 안갚아도 돼. 그거 동원 오빠가 준거야.


 언니랑 생일 파티 할꺼라면서....


 언니가 달라고 하면 주라더라...


 그런데 자기 생일에 돈 빌려서 나가는 여자...


 너무 우끼더라....


 난 다시 엄청나게 황당했다.


 이녀석 그것도 계획적이었구나...


 자식 이왕 해줄꺼면 정상적으로 좀 해주지...


 내가 구걸하게 만들다니...


 어째튼 난 집에와서 다이어리를 정리했다.


 녀석 진짜로 안봤나?


 스케줄을 넘기고 있는데


'12월 13일 계동원 여행'이라고 써 있었다.


  봤네??


 '어라? 그런데 13일이면 내일 모래 아니야? '


 녀석 마음이 접히면 떠난다더니 내일 모래 떠나네...


 그날 밤 계속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


 다음날 찾아갔는데 녀석은 없었다.


 으...나쁜놈 결국 인사도 안하고 갔구나.


 하여튼 몇주안에 온다고 했으니


 그동안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기다려야지.


 녀석이 좋은 파티를 해 주었으니


 나도 그녀석에게 정말 기쁜 파티를 해주겠어!


 난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쯤 후 이전에 봤던


 노래방의 오빠가 찾아왔다.


 주희씨 맞죠? 동생이 여기 있을 거라고해서...


 아..예.. 안녕하세요?


 녀석 미국 떠났습니까?


 그런것 같아요.


 13일에떠난다고 제 다이어리에 적어 놨드라구요


 잘 되어야 할텐데....


 잘 되다니요? 저번에도 그 말씀 하신 것 같은데...


 나는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운전면허 이야기가 아닌것은 단번에 알수 있었다.


 모르셨나요? 걔 수술하러 미국 갔습니다.


 수...수술..이라뇨?


 난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사람 정신나간 소리 하는것 같았다.


 그럴리가 없었다.


 주희씨에게는 마음 아플까봐 얘기를 못했나보네요...


 녀석 원래 12월 말쯤에 마음 잡히면 떠난다고 했는데...벌써...


 주희씨가 기도해 주세요... 잘 될껍니다....


 그는 그말을 하고 떠났다.


 난 들고 있던 잔을 놓쳐서 깨트리고 말았다.


 그날 여행 언제가냐고 물어볼 때


 마음이 잡히면 간다고 했었는데...


 그게 그 말이었다. 난 그날로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었다.


 미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사람 말 믿을 수 없었다.


 약 2주정도 지나 12월의 마지막날


 이 대신 도착한 편지를 받기 전까지는..


 안녕? 주희야...


 여기는 펜실베니아의 큰 병원이란다.


 검사해 봤는데..뇌종양이라나 뭐라나...


 꽤 어려운 병인가봐...


 말 안하고와서 정말 미안하다...


 너한테는 도저히 말 할 용기가 안생겼어....


 나 그날 밤에 나 소원 말하라고 했을 때 하지 못한 말...


 '너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었으면... ' 이었는데


 눈물이 날까봐 말을 못했다.


 그날 밤새워 울었다.


 너의 평화롭게 자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 너에게 하지 못한말을 지금이라도 하고 싶다.


 사랑해 주희야


 너를 알고 단 1초도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나 내일 수술해...


 사실은 조금 떨린다.


 하지만 주희야.


 난 걱정안해 하나님이 지켜주실테니까...


 그리고 너의 마음을 알고 왔기에 마음이 한결 편하다...


 너도 걱정하지마...


 네가 나때문에 걱정하는거 나 싫어...


 그날 밤에 못 받은 키스를 받기 위해서라도


 난 꼭 돌아올거야...


 약속할테니 너도 나를 기다려줘.


 진심으로 사랑한다


 난 밤새 울었다. 울고 또 울었다.


 우린 키스도 못했는데....
 

 사랑한다고 말하지조차 못했는데...


 12월 31일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지나갔다.


 난 몇일후 아르바이트 다시 시작했다.


 녀석은 꼭 온다.


 녀석은 반드시 돌아온다고 약속했고


 약속한 것은 꼭 지켰었다.


 이번에도 반드시 지키리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1 주일 후 미국에서 편지가 날라왔다....


 편지 봉투를 뜯는 순간


 녀석이 자주 사용하던 립크림 향기가 풍겼다.


 편지에는 아무 내용 없이


 보라빛 입술 자국만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아...!!


 나는 눈물로 적셔진 편지지 위의 입술 자국에



 내 입술을 맞췄다.
  그것이..


 녀석과 나의 첫 키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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