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여자의 글-


많이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습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나......나를 따뜻한 눈으로 보아주고, 

힘들 땐 날 항상 안아주던 그였기에 난 그를 위해, 아니 그가 있는 날 위해 살고 있습니다.

그 흔한 가족이라는 말도.....내겐 처음부터 없엇습니다.....천하의 고아였던 내가 그로 인해 가장 큰 부자가 된 것이지요....


어제는 그 사람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 돈을 빌리러 다녔습니다.....

가는 곳 마다 툇자를 놓고는 미안하단 말도 잊어버리지 않고 하더군요.....

우연히 알게 된 일자리......돈을 많이 받습니다.....이 남자 저 남자.....몸을 파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더러운 돈으로라도 그를 고치고 싶습니다.......

그가 매일 새벽이 되어야 들어오는 내가 궁금한지 이것 저것 묻습니다.

난 그냥 새벽 시장에서 옷가지를 내다 판다고 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이라고 내 손을 꼭 잡으며 눈물까지 그렁합니다.....

이 바보같은 남자......어떻게 합니까.........





수술 날짜 이제 겨우 이틀입니다......그 동안 몸 팔아가며 모은 돈도 부족해 마담 언니에게 까지 돈을 부탁했습니다.

그가 고맙다며, 몸 낳기만 하면 내가 행복하게 해줄거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낳기만 한다면 그가 낳기만 한다면...아무 것도 난 바라는게 없습니다....

돈 많은 것도, 커다란 집도, 비싼 차도 필요없습니다. 난  그만 있으면 되는데.......

수술 날입니다....

그가 무서운지 어디가지 말고 여기 꼭 있으라 합니다.

난 그러겠노라 하며 그가 수술실 입구까지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냥 발길을 돌려 버립니다.








그를 보내고 얻은 병입니다.....

곧 있으면 죽는다 합니다....

일을 하면서도 몰랐던 병입니다......어찌 이렇게 까지 키웠냐고 의사가 당황해 합니다....

큰일입니다....다음주면 그사람 결혼식인데....이런 꼴로 어떻게 그사람을 볼지........

아픈지도 몰랐습니다.....그가 다 나아 다른 이와 결혼을 하게됐다는 소식에 뛸듯이 기뻤습니다.

걱정 했습니다....그 사람 날 잊지 못하고  방황하는 건 아닌지....그런데...다행이죠?

그래도 가슴 한 구석이 이렇게 아픈 걸 보면 내가 그 남자를 많이 사랑하긴 사랑하나 봅니다.....




그사람 결혼식장 앞입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지나다닙니다.

저멀리 그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보입니다....

참....예쁩니다.....

이런.....또 말썽입니다....또 앞이 흔들거립니다....

그를 봐야하는데.......마지막 가는 길 외롭지는 않게 그를 눈에 담아야 하는데....

결국 예식장앞에 앰뷸런스가 오는 우스운 꼴이 되버렸습니다.

그가 나옵니다.

무슨일이냐고 사람들을 제치고 다가옵니다.

이런......얼른 고개를 돌려보려하지만, 몸이 움직여 주질 않습니다....

......................그가 나를 보고 울고있습니다.

난 그저 웃으며 들어가라 눈짓 합니다.....

그가 알았다고 입만 뻥끗 거립니다....

잘하는 거겠죠...

이렇게 보내는게 잘 하는 거겠죠?

















-남자의 글-


아무 것도 없는 나 그런 나 하나 믿고 여지것 날 돌봐준 그녀 입니다....

밤마다 아파하는 나........ 잠 한숨 제대로 못 자고 날 간호하는 그녀 입니다.

돈을 빌리는지 이곳 저곳 전화를 하더니 옷을 차려 입고 나가 한 참뒤에 오더니 취직이 됐다고 합니다...

어디인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매일 밤을 늦게 들어옵니다....가끔 진한 술 냄세가 진동을 합니다.

무슨 일을 하냐 물어 본 내 대답에 옷 장사를 한답니다.....

거짓말 입니다.....이 여자 내 앞에선 거짓 말도 못 하는 여자 입니다....

알고 있습니다......날 위해 남자에게 몸을 팔고 있습니다......못 난 나.....그냥 보고 있습니다....

살고 싶은가 봅니다.....그녀를 이렇게 까지 버려가면서 까지 살고 싶은가 봅니다.....

내가 고개 숙이면 그녀는 더 숙이곤 울면서 그러곤 미안하다고 내가 미안하다고 내 손을 잡고 울기만 합니다.....

이 여자....참 못 됐네요....당신이 미안하면 난 어쩌라고......



내일이면 수술 입니다.....불안해 보입니다....이젠 다 나으면, 그녀와 행복하게 살겁니다

나 때문에 힘들어 한 그녀...이젠 고생시킬순 없으니까요....열심히 일해서 그녀와 마음 놓고 살수 있는 집도 사고, 그녀와 어디든 갈 수 있는 차도 살겁니다.


무서우니 어디가지 말라고 그녀를 잡아 둡니다.....자꾸만 불안합니다....어디론가 흩어져 버릴 것 만 같습니다....

날 바라보는 그녀......왜 이리 슬퍼보입니까......

수술이 끝나고 정신이 돌아와 찾은 사람은 그녀 였습니다.....어디에도.....보이지 않습니다...

쪽지하나 보이지 않습니다........뭐가 싫어 날 떠난 걸까요....

마음이 약해 제대로 화도 못 내는 사람....내가 얼마나 힘들게 했으면 날 떠난 걸까요....





몇 일 몇 달을 그렇게 그녀를 찾으며 지냈습니다....

돌아보니 한 것 이 없습니다. 그녀가 돌아 오기를 바라며 일을 합니다. 그녀가 왔을땐 좀더 괜찮은 남자가 되어있어야 할 테니까요.

번듯한 회사에 취직이 됐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그녀를 꼭 닮았습니다.......긴 머리 하며, 커다란 눈......그리고 무엇보다 내 앞에선 언제나 미안하다 말하는 그녀의 말투와

꼭 닮았습니다.......

사랑을 할 수 있답니다......그녀를 잃어버린 내가 다른 이와 사랑을 할 수 있다합니다...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난 죽어도 할 말은 없습니다.....

바보같은 나......결혼까지 합니다.........


결혼 날 입니다......날씨가 맑습니다......내가 무안할 정도로 날씨가 맑습니다.

옆의 그녀가 환하게 웃습니다......아,.....그녀 입니다........웃고 있습니다.....이젠 환영까지 보이나....하고 다시 고개를 돌리니.....

그녀가  휘청 거립니다.....어디가 아픈 걸까요? 그러면 안되는데....나보고는 건강하라 해놓고는.....

지금 달려와 날 안아준다면 모르는척 해 줄텐데.....날 두고 간 거 모두 용서 해 즐건데.....나가 버립니다....

바보같은 나......그저 보고만 있습니다....


결혼식장 앞에 앰뷸런스 소리가 들립니다.....이게 어찌된 일 일까요...

누군가 하고 사람을 제치고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녀입니다.......앰뷸런스 침대에 누워 날 바라보고 웃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습니까....날 더러 들어가라 손짓 합니다.

난 그겠노라 하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한데...웃고 있습니다. 이 사람.....참 바보같습니다.....





의사가 그녀가 이젠 얼마 살지 못 할거라 합니다....

..............날 고치고 얻은 병이라 합니다.......이럴 수 는없는 겁니다....이렇게 착한 그녀인데....데리고 가겠다뇨....

옆에 그녀 누구냐고 물어 봅니다..........침대에 누워있는 이 여자.....그냥 아는 동생이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난 어쩌라고 이렇게 마지막 까지 착한 겁니까.......

그만 돌아가라 합니다.......좋은 날에 이렇게 아파 미안하다고 합니다.......

아무 말도 할 수 가 없습니다.....난 너무 화가 납니다....바보같은 그녀에게 욕이라도 하고 싶은 정도 입니다.....








-에필로그-


그녀가 죽었다고 합니다....

의사가 전해주는 쪽지가 있습니다....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그저.....난 그저.....당신 없인 하루도.....잛은 순간 순간도 숨을 쉴수 없음에.....그래서 난 당신을 사랑한게 아니예요...그러니...

너무 아파하지 마요......그럼 내가 너무 미안해 지니까......'

이 사람....끝까지 미안하다고만 하고 갔습니다.......부모도, 형제도 없는 이 사람.....장례식장은 허전 합니다.....나라도 있어야 그녀가 조금은 따뜻해 보이겠죠...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젠 나도 늙어 죽음의 문턱앞에 다다랐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난 한 명의 여자만을 사랑했습니다......

그녀가 날 더러 오라 손짓 합니다......이젠 내 곁에 그녀는 웃으며 난 됐다고 합니다.

이 여자 참 괜찮은 여자입니다......난 됐으니 그녀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말 해주라 합니다.....


만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을 만나서.....난 행복 했습니다...

당신의 눈물로 난 행복했고,  당신의 아픔으로 난 웃었습니다.

미안합니다........사랑합니다.....

그녀가 차마 하지 못 했던.....이 사랑한다는 말.....내가 대신 하려 합니다.....괜 찮겠죠?

그래도 그녀가 미안하다 하면.............난......어떻게 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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