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에 해당되는 글 375

  1. 2001.04.22 소년과 소녀 2
  2. 2001.04.22 노부부의 사랑 2
  3. 2001.04.22 악마의 선물
  4. 2001.04.22 슬픈 이야기
  5. 2001.04.15 찐따 6
  6. 2001.04.15 내동생! 2
  7. 2001.04.15 아버지에게...
  8. 2001.04.15 세 조각 진실 2
  9. 2001.04.15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10. 2001.04.15 타임캡슐 10
  11. 2001.04.15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1
  12. 2001.04.15
  13. 2001.04.15 하늘과 바다의 사랑이야기 2
  14. 2001.04.15 사랑의 마술
  15. 2001.04.15 일곱 번째 난쟁이의 사랑
  16. 2001.04.15 사랑이야기 2
  17. 2001.04.15 별 이야기
  18. 2001.04.15 싸리나무와 사랑
  19. 2001.04.15 새가 된 오빠
  20. 2001.04.15 슬픈 비둘기

소년과 소녀

불쌍한 소녀... 


바보같은 그녀...

처음 소개팅으로 만나 그녀를 만났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예쁘다고 말했습니다.

할말이 없어 한 말인데 그녀는 웃으며 좋아했습니다.

약간 바보같다 여겼습니다.

그녀와 사귄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깜빡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녀의 전화에 당황해서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괜찮냐구 물었습니다.

그녀는 진심인거 같았습니다.

그녀에게 청혼을 했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채 끄덕였습니다.

노총각이 될까봐 한말인데 볼이 빨개지는 그녀의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그녀가 둘째아이를 가졌을때 노름으로 돈을 잃고 왔습니다.

나는 강도를 만났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다친데는 없냐며 걱정했습니다.

들키지않아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녀가 40대가 되었을때 난 30대와 바람을 피웠습니다.

여자에게 들인 돈으로 빚을 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빚을 갚기위해 파출부일을 했습니다.

그녀의 뒷모습에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그녀가 암이랍니다.

나는 울었습니다.

떠나는 그녀보다 나에게 남은 짐을 걱정했습니다.

그녀는 웃으며 식어갑니다. 바보 같은 그녀입니다.

나는 울며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사랑한다고...하지만 그녀는 못들은 듯 합니다.

그래도 그녀는 웃고 있었습니다.....


----------------------------------------------------------------


*불쌍한 소년...

그를 만나 행복합니다.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그가 소개팅에 나왔습니다.

그가 예쁘다고 말합니다. 그런말보다 그를 만나 행복합니다.

그와 사귄지 100째 되는 날입니다.

아무말도 없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가 아프다고 말 합니다.

그가 무안해 할까봐 괜찮냐고 물었습니다

그가 나에게 청혼을 했습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와 반평생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가 노름으로 돈을 잃고 돌아왔습니다.

그는 강도를 만났다고 합니다.

이제는 노름을 안할 것 같아 그냥 그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가 바람을 피고 돌아왔습니다.빚까지 지고 돌아왔습니다.

빚을 갚기위해 파출부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울고 싶었지만 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내 뒷모습을 보고 울었습니다.

이제 나는 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가 나를 위해 울어 주니까요....

그가 나의 손을 잡고 울고 있습니다.

이제 나는 저 세상으로 가야 되니까요....

이제 혼자 남은 그가 걱정이 됩니다.

그의 마지막 말을 들었습니다...

행복합니다.

그가 사랑한다고 말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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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의 사랑

노부부의 사랑 

부부 금실이 좋기로 유명한 노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위해 주며 아주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아파서 병원에 치료를 다니면서부터 할머니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약 가져와라." "여기요."
"물은?" "여기요."
"아니 , 뜨거운 물로 어떻게 약을 먹어?'
그러면서 할아버지는 물컵을 엎어 버렸다
그래서 할머니가 다시 물을 떠 왔더니, "아니 그렇다고 찬물을 가져오면 어떡해?' 하면서 물을 또 엎었다.
손님들이 찾아오자, 할아버지는 먹을 거 안 가져온다고 소리쳤다.
'당신이 하도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저도 지금 정신이 벙벙해서 그만 ..."
"이기 , 어디서 말대답이고?'
"손님들 계신데 너무 하시네요.
할머니는 결국 눈물을 훔치며 밖으로 나갔다.
보다 못한 손님 중의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르신네, 왜 그렇게 사모님을 못살게 구세요"
그러자 한참동안 아무 말도 안 하던 할아버지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저 할망구가 마음이 여려서 나죽고 나면 어떻게 살지 걱정이 돼서‥‥‥ "
할아버지의 눈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였다.
얼마 뒤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 무덤가 한 켠에 우두커니 서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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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선물

어느날 악마가 천사의 강을 지나다가..
어여쁜 천사를 보게됐어..
악마는 첫눈에 그..천사에게 반했고...
그 천사을 사랑하게 되었데...
천사도 천사의 강에서 가끔 만나는 악마를 보고 어느날 부턴가 사랑에 빠졌어...
둘은 너무 행복한 나날을 보냈던..
어느날 악마의 신이 천사에게 찾아가 악마가 당신을 이용하는거라고 거짓말을 한거야...
그 충격으로 천사는 날개를 잃고 인간이 되어버렸데...
그 사실을 뒤늦게 안 악마도 날개를 잃고 인간이 되어서 그 천사의 곁으로 갔데..
그 사실을 알게된 악마의 신은 더 무서운 벌을 내렸데...
천사의 기억에서 악마의 대한 사랑을 지워 버리고 그대신 증오만 있게 만들었데...
아무리 천사에게 찾아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지만 천사는 믿지 않고 증오만 더해 갔데..악마는 너무 괴로웠데..
자기에 대한 사랑의 기억대신 증오만이 남아 있는걸 보고 ...
그래서 악마는 천사가 다시 자기의 기억을 되찾게 해달라고 기도했데...천사의 신이 한가지 방법을 가르쳐 줬데...
천사에게 당신의 기억을 되찾으려면..그녀가 원한는 것을 해주라고 했데...
천사가 원하는 것은 악마의 죽음 뿐이였데..
그래서 악마는 천사에게 찾아가 천사의 !
앞에서 죽기로 결심했데...악마는 천사에게 찾아가 죽여 달라고 했데...천사의 악마의 대한 증오가 있어기에..
악마를 그 자리에서 죽였데...
그런데..악마가 막...죽으려고 하니까...그제서야..천사는 악마의 대한 기억을 되찾은거야..
천사는 죽어가는 악마에게 자기를 사랑했냐고 물었데...
그런데..악마는 천사에게 거짓말을 했데..단..한번도 천사를 사랑한적이 없었다고..
그러면서 악마는 눈물을 흘리며.. 미소만 남긴체 죽었데...
악마가 왜..거짓말을 했냐면..만약 자기가 죽은 후~~그녀가 남은 여생을 슬픔으로 살아갈가봐..
차라리 자기를 증오 하면서 다른사람을 만나 행복하길 바랬던거래..
그후...악마는 천사의 곁에서 수호악마가 되어서 천사의 행복만을 빌어 주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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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야기

서로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가 있었어.

그런데..
남자가 죽을병에 걸려버렸어.

남자가 입원한 옆병실에는 눈을 이식받아야만
살수있는 꼬마가 입원해있었어.

어느날..
남자가 여자에게..

" 내가 죽으면, 내 눈을 저 꼬마에게 줘.. "
라고말했어.

여자는 울면서 싫다고 했지만..
그 남자는 결국 죽고 말았어..

여자는 고민끝에 꼬마에게 눈을 이식시켜주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어..

시간이 흘러...
꼬마의 눈이 너무 보고 싶은 여자는,
꼬마에게 찾아갔어..

꼬마는 건강하게 자랐고..여자는 꼬마에게

" 꼬마야 날 보면 이제 이모라고 불러.. "
이렇게 말했어!!

그후로도 여자는 꼬마에게 몇번 찾아갔어..

여자는 꼬마의 눈을 보면서 남자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거든..

그러던 어느날..

꼬마는 여자에게 이렇게 말했어.

이모..

근데 왜 난
.
.
.
.
.
.
.
.

이모만 보면 눈물이 흐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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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




     

     
     

     


중딩때 우리반에 찐따라는 별명을 가진놈이 있었다.




하는짓도 찐따구 생긴것두 찐따인 그놈은 왕따라는게 무어라는걸


우리에게 몸소 가르쳐준 놈이었다.




"야! 내 숙제좀 해놔!"




"어.....알....았....어."




"야! 볼펜 이쁘다. 내가 가져두 되지!"




"어.....그....래....뭐..." -_-;;




하루는 이 찐따놈 아버지가 찾아온적이 있었는데 환경미화원이셨다.




다리를 쩔뚝거리며 아들에게 다가가 큰 봉투를 건네주었는데 아이들이 궁금해했다.




"야! 찐따...거 뭐냐?"




"어.....우리 아빠가.....너희들.......주라는......"




"이거 뭐야! 푸헤헤~ 야 이거봐라....빵인가본데..."




"야....그거 구멍가게에서 파는거 아냐? 아니지 야!


찐따아빠 청소부니까 주워왔을지두 몰라!"




"푸헤헤헤헤!!!" ^o^ ^o^ ^o^




아이들의 조롱속에 빵을 먹는이는 없었고 찐따는 빵을 도로 가져가구 말았다. -_-;;




아마 찐따 아버님이 아들놈이 학교에서 왕따라는걸 눈치채서


잘좀 봐달라는 의미로 사오신것 같았다.




다음날이 지나고...




또 다음날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가도...




어쩐일인지 찐따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야! 찐따 땡땡이도 까나본데...푸헤헤!!!" ^o^ ^o^ ^o^




"혹시 학교 못찾아서 다른학교 찾아가는거 아냐! 푸헤헤!!" ^o^ ^o^ ^o^




찐따가 안나온지 십여일 되던 날...




종례시간때 선생님이 무거운 입을 여셨다.




"진호가 많이 아프댄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진작에 병원에 가봤어야 하는데...


선생님도 엊그제 가봤는데 많이 아픈거같더라~


너희들중에도 진호보고싶은 얘들은  진호집에 가봐라


진호네 집 누가 알지?"





달동네...





한참을 올라간것 같은데 아직도 멀었다는 친구의 얘기를 들으며




우리반 아이들은 찐따 놈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아이..찐따 이새끼 슈퍼맨이야~ 매일 이 길을 어떻게 다녔어!"




"야! 찐따놈이 다리가 두껍잖니.. 그게 다 그냥 이루어진게 아닌가보다."




골목을 한참 오르고 또 올라 쓰레기 더미가 쌓인 공터를 지나자 찐따네 집이 나왔다.




슬레트로 이루어진 지붕에 벽도 무너지기 일보직전인 허름한 집의 대문을 열자


아주머니 한분이 김치를 담고 계셨다.




"저기여 진호네 집 어디예여?"




"어....진호학생.....저쪽 끝....."




남들이 보면 영락없는 화장실로 보일만한 작은문이 보였고 거기가 찐따의 보금자리였다.




"야! 찐따....아니지 야! 이진호 우리들 왔다."




스르륵...




"누구슈?"




찐따 아버님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예...저 진호 친구들인데여...진호 좀 보러왔는데여..."




"어...진호 친구들이니....들어오렴.."




십여명의 친구들이 찾아갔지만 방이 워낙 좁은지라 두 세명씩 들어갔다.




5분 여쯤 후 두어놈이 나왔는데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야! 너 왜 그래? 울었냐?"




"아니.... 야! 진호 어떡....하....냐..."




"진호가 왜?"




"아이.....씨발...어떡해? 진......호....."




나도 들어갈 차례가 되어 작은 문을 열고 방문을 열었다.




진호가 보였다.




찐따...




머리가 퉁퉁 부어 ET 마냥 되어있는 찐따....




"진호야...."




"어.....겸수 왔구나....."




"야! 너....왜....이....런... 거...야..."




"괜찮어.....약 먹으면 나아질꺼야!"




"뭐가 괜찮어 병신새꺄! 머리가 퉁퉁 부어 눈도 잘 못뜨면서..."




"괜.......찮......어....."




찐따의 모습이 더 찐따 같았다.




그 좁은  어깨는 더 야위여 보였고 가슴이 미어올라 말도 나오지 않았다.




진호 아버님의 말씀으로는 머리 속에 염증이 생겼는데


예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많이 호소해왔지만


별일 아니거니 생각하고 넘어갔다고 한다.




"아저씨 지금이라도 병원에 가셔야죠?"




"........"




"아이 씨발.....찐따같은놈 아프면 아프다고 지랄을 해서라도 병원에 진작에 갔어야지...."




"......."




"............"




그동안 찐따에게 누구 하나 따뜻한 시선 보내주지 않았지만 그날만은 달랐다.




"야! 찐따....꼭 나아야된다. 꼭... 너 안 나오면 내 숙제는....누가....해..주...냐..."




찐따는 울지 않았다.




그렇게 찐따를 뒤로 하고 걸어오는데 친구들 어느 한놈도 말을 하지 않았다.




"야! 찐따 괜찮겠지?"




"........."




"말 좀 해봐? 괜찮겠지.....그래 괜찮을꺼야.....




찐따 나올꺼야..."




".........."




나의 기대와는 달리...




학교에 찐따는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방학이 다가왔고 또 시간은 흘러 개학을 하게 됐다....




여전히 찐따 자리는 비워져 있었다.




개학한지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선생님이 무거운 입을 여셨다.




"이진호 별명이 찐따였니? 그래....


찐따......하늘나라 갔다.


방학중에 그런 일이 생겼었는데....


진호가 너희들 얘기 많이 했다구 그러더라~"




".........."




"너희들 예전에 진호한테 찾아간적 있었지....


진호 아버님이 그때 고마웠다구.......전해달라....


그러셨어...."




"........."




"............"




"찐따 같은놈..병신새끼 쪼다 거지같은 씨발새끼


그래 씨발놈아~ 우리 안보니 좋겠다."




그 날 우리반은 조용했다. 그 흔한 지우개 던지기도....




자주 하던 말뚝박기도 아무도 하지 않았다.




찐따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그 날....




난 뭐가 그리 서러운지 집에서 엄청시레 울었다.




그게 찐따 때문인지 아님 나를 비롯 진따를 못살게 군




친구란 이름을 뒤집어 쓴 비열한 인간들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로부터 12년이 지났건만 난 가끔 찐따가 보고 싶어진다....




지금도 가장 아쉬운건 방학때 한번이라도 찾아갔었더라면...




한번만이라도...찾아갔었더라면...





-------------------찐따에게 보내는 편지---------------------




찐따야! 나다. 기억나냐?




우리 엊그제 동창회 했거든...




너한테 숙제 시키던 명식이두 나왔구 네뒤에 앉아서




샤프 콕콕 찌르던 정호도 나왔다.




명식이 결혼했어....딸두 있는데 지 얘빌 닮아서 시집은 다 갔다구 생각한다. ^^;




정호놈은 사장이야.....pc방 사장.....




이 놈 오락실에 쑤시개 같구 쑤시 다 걸린거 알지?




그러던 놈이 지금은 pc방 사장됐다. 우습지?




웃어....




찐따야! 네 얘기 많이 하더라...




얘들이 너 혹시 하늘에서도 찐따짓해서 왕따 당하는거 아니냐구 낄낄거렸어...





찐따야....




춥니?




안 추워?




너 얘들이 많이 보구 싶어하는데...




정말 미안해....




우스운 얘기지만....




다음 세상에 우리들 만나도 친구 해줄꺼니?




해줄꺼니?




응?




말좀 해봐?




야! 찐따...




내 말 안 들리니?




찐.........따......야...........




잘.......있.....는.....거.....지.......




하......늘.....나....라....에....서.........




잘........있......는.....거.......지.....................




병......신.......찐......따..........새.......끼........





보고싶다. 진호야....




-찐따를 무지 보고 싶어하는 2-7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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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동생!

흐 으 영~~~
내가 태어난 후 얼마 후에 나를 닮은 이상한 놈이 나와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놈과 여지껏 28년 간을 형제라는 기다란 인연의 줄로
같은 세상에서 같은 공기를 느끼며 살아왔다.
나를 낳아주었다는 어머니라는 여자에게서 태어난 우리 형제
우리는 형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는 부모 따위는 없었으니까...
아니 최소한 나에게는 ..
내가 세 살 때  우리 외할머니에게 듣게 된 이야기로는 아버지는 일지 감치
다른 여자와 새로운 가정을 꾸미고 ,우리어머니라는 존재 역시 갓 태어난
우리 불쌍한 간난애 하나만 달랑 낳고 ,어린 나와 갓 태어난 내 동생을 할머니에게 맡겨두고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그 사람의 삶을 가야만 했다고 한다.
모순이다.
난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때늦은 지금이지만...
심지어는 짐승도 자기 자식을 버리지 않는 말들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지만 그 두 사람은 우리 형제를 버렸고,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늙으신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내가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에 내 동생은 아주 심한 병을 앓게 되었다.
아주 두메 산골이였던 내가 살았던 곳은 그때 당시 전기조차도 들어오지 않았던
곳이기에 제대로 된 병원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동생의 병은 급기야 심각하게 온몸으로 퍼져갔고,
가까스로 목숨은 구했지만 그놈은 두뇌성장이 멈추어 버린 저능아가 되어 버렸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바보'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항상 학교를 끝날 때
마다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 아무런 표정도 짓지 못하고
힘들게 있는 그 놈을 난 그냥 무관심하게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도 그 놈 때문에는 난 항상 놀림의 대상이 되었고,
`바보형제' 라는 말이 우리 형제에게 항상 따라다니게 되었다.
하루는 그놈을 가만히 앉아서 쳐다봤다.
나를 보면서 실실 웃고 있기만 한 그놈이 정말 미웠다.
그래서 난 나도 모르게 그놈을 방한구석으로 밀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놈은 울지도 못하고 계속 실실 웃기만 하였다.
난 어린 마음으로 이런 상황이 너무나 싫어 대문을 뛰쳐나갔다.
그리고 우리 모두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 부모라는 작자에 대해서 증오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정말 싫었던 날들이 있었다.
그것은 내 생일과 어버이날 .그리고
크리스마스라는 빌어먹을 날 들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인생은 남들의 행복은 곧 나의 불행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을 수 없었던 나라는 존재.
그리고 그만큼 외로움의 골 역시 깊어갔던 시절의 흐름 때문에..
내 곁에서 존재하고 있던 동생이라는 존재 역시도 나를 비관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그럴 때마다 대문 앞 동네 개울에 가서..힘껏 돌팔매질을 해대었다.
큰 두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소매 끝으로 난 계속 눈물을 감추고만 있었다.
주변에서 우리를 불러대는 말들이 난 정말 싫었다.
바보형제래요..바보 형제래요..
제네들 엄마 아빠가 제내들 버리고 바람났지 ..아마.

.?
말도 마요...소문에 듣자하니까 쟤네 엄마는 미군부대 앞에서 양색시 되었다고
한다던데...뭐...쯧쯧
하여간 종자들이 안 좋은 아이들이야. 얘..앞으로 재네들이랑 놀지 말아라..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다 똑같았다.
우리를 헐뜯지 못해서 안달이 난 모양처럼 우리 형제에 관한 모든 것은
그 동네에 끊임없는 이야기 거리가 되었다.
참으로 우스운 건 나도 모르는 어머니 아버지라는 사람의 소식을
그 사람들에게 들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버려진 아이' 난 내 주위를 감싸고 있던 이런 편견들을 이기고 싶었다.
나만은 이런 나의 굴레를 벗어 던져버리고 싶었다.
악착같이 공부했다...
정말 악착같이..
8살 때..
그리고 14살 때도 ..
그리고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도
난 `악' 이라는 나를 지탱해주는 오기만으로 훗날의 나의 성공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도 항상 내 주위에는 아직까지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동생이 늘 붙어 다녔다.
그놈은 어렸을 때부터 잔병 치래도 많았다.
아주 어렸을 때 앓던 병 때문인지..면역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약했던 것 같다.
가끔씩 자율학습을 끝내고 돌아올 때마다 그놈이 늦게까지 안자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그놈에 대한 동정심과 형제간의 연민의 감정을 느꼈지만.
그것은 한 순간일뿐 항상 나에게는 감추고 싶었던 하나의 부끄러움이였다.
어느날이였다.

흐....엉.. 아..`~~~~
왜...?
난.....왜.....하..악...교 못..가..?
쉽게 나오지도 않은 말로 더듬거리며 말하는 그놈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병신아!!너 바보니까 못 가지.!!! 너가 왜 학교 가냐..?
하지만 안쓰러움보다는 그놈이 더듬거리며 침을 흘리며 이야기하는 것이
나에게 더욱 분노를 느끼게 했다.
.......
내 이야기에 섭섭했는지..
어렵게 뒤돌아 앉더니 혼자서 조용히 가만히 쭈구려 앉았다.
난 갑자기 속으로 그놈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미안하다. 나 같은 놈이 형이라고 ...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지형아. 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나에게..
하나밖에 없는 동생인데..'
대문을 박차고 다시 개울로 나가 저주받은 내 삶에 대해서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하루는 학교에서 파하는 길에 눈깔사탕이 눈에 띄길래 그놈 생각이 나서
그래도 동생이라고 두개를 샀다.
역시 오늘도 마찬가지고 내가 대문을 들어서면 가장 반기는 놈은 그놈뿐이다.
흐...엉..아...왔....어..?
그래...임마..자 이거 먹어라..사탕이다.
그놈의 눈이 갑자기 동거래 졌다.
그리고는 할머니를 막 부르기 시작했다.
하..알..머..니..!!!!
흐..엉 ...아.가 나 ..주..려..고 .사 ..탕 .사..왔...어..요...!!!
나....줄...려...고...

그놈이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처음 본 것 같다.
그런 것이었다. 아마도 그놈이 나보다 더 저주받은 삶일텐데...
나 하나만 믿고 있는 놈인데...그놈이 이렇게 작은 것에도 행복해하는걸.
그렇게 좋은 아이인데...
내 하나 뿐인 동생인데..
저렇게 작은 사탕하나가 그놈을 기쁘게 하는 줄 알았다면.
난 그 날밤...
잠들어 있는 그놈의 옆에 가서
19년 만에 처음으로 옆에 가지런히 누워 그놈을 꼬옥 안아 주었다.
내 동생인 지형이를 ....
내동생인....
아이를..
`지형아 .하지만 형은 너에게 이렇게 대해줄 수 없어. 미안하구나
--------------------------------------------------------------------------
수험번호 080705번 님은 법학과에 합격하셨습니다.
면장님 댁에서 간신히 전화를 한 통 빌려쓴 후 합격 결과를 알아본 결과..
내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걸 알 수 있었다.
동네에서는 그 날 잔치가 벌어졌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인 그곳을 간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예전에 내가 그들이 그렇게도 기피했던 어머니는 양공주. 아버지는 바람둥이의
아들인 버려진 자식이라는 걸 잊은 듯 자신들의 일인 양 마냥 기뻐했다.
난..난..
가증스러움을 느꼈다.
가증스럽다.
세상이...
지형이 역시 할머니에게서 들어서인지 그 날도 역시 배실 베실 웃으며..
흐..엉..아.!!! 대...학...

.생...되...는 ..거지...헤헤...
그놈의 축하방법 이였을 것이다.
난 아무말 없이 그놈에게 씨..익 웃어주었다.
.............
내가 처음 올라온 서울이라는 곳은 정말 내가 살던 곳이랑 너무 다른 천지였다.
돌아가는 세상..
돌아가는 사람들....
조금도 서로에게 여유라는 공간이 없던 그곳.
하지만 차가워 질대로 차가워진 나의 성격은 이런 거대한 도시 속에서
더욱 적응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대학생활...
그리고 연애...
공부......
그런 것들이 존재되어진 나의 대학생활은..태어나서 처음으로
나 스스로의 안정됨과 존재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인가 나 삶을 지배해온 20년 간의 긴장감들과 증오감들은 서서히
내 안에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학비는 어느 장학회에서 계속적으로 보내 주었고
성적우수 장학금이 지급되어...내 대학생활은 아무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유를 누리게 되었다.
어느 날이였다.
지수학생!!!급한 편지 왔어!!
하숙집에 들어온 순간 주인집 아주머니께서 나에게 화급히 다가서며
나에게 편지한통을 전해주었다.
`조모. 타계.13일 새벽4시. 정안병원'
난 다급히 시골로 내려가야 했고.
아주머니에게 며칠 간 못 돌아온다고 연락 오면 메모를 부탁드리며 태백행 기차를 탔다.
여든 여덟 까지

너무나 긴생을 고생하시며 살아오신 할머니.
내가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눈을 감으셨다.
내게 부모님이였던 분.
난 오랫동안 말라버린 눈물이 할머니의 죽음 앞에서 솟구쳐 오르는걸 느꼈다.
할머니는 유언으로 나로 하여금 지형이를 잘 부탁한다라는 말씀과..
꼭 화장시켜 달라고 하셨다고 한다.
난 ..
할머니의 시신이 한줌의 재가 되어버린 작은 상자를 목에 걸고..
마을 앞 강가에 지형이와 조용히 나룻배에 올라탔다..
2월의 바람은 사람의 육신을 식힐 만큼이나 차가웠다.
하지만 정작 그 바람은 나의 병든 육신보다는 그 안에 가슴을 더욱 시리게 만들었다.
아직 물안개가 걷히지 않은 그 곳의 공기는
들어 마실 때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이 상쾌함 들이 조여왔다.
"지형아.."
"할머니. 이젠 편안히 잠드시겠다."
".....
지형이 이놈 무척이나 슬프나 보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걸 보니..
"할머니 ..하늘에 올라가셔서 무엇이 되실까..?"
......
"내 생각에 말이다. 구름이 되실 것 같아."
"그래서 항상 우리형제를 ... "
흑...흑..
"보살펴..."
흑흑.....
헉헉...
"할 머 니~~~~~~"
난 말을 잇지 못하고.. 그냥 한없이 울었다.
지형이 역시 나를 의지한 채 울기만 했다.
끝없이 흐르는 강물에

..
떠내려가는 나룻배 속에서 찾아오는 조용한 아침의 적막을 깬 건..
우리 형제의 끝없는 사무침의 소리와 ...
그리고..
조용히 하늘로 퍼지는 아침 까치의 울음소리 뿐이였다.
할머니...
편히 쉬세요....
사랑합니다.
......................
이장님. 지형이를 좀 부탁드립니다.
이틀후면 사회복지 단체에서 지형이를 데리려 올 거에요..그때까지만...
지형아. 그곳에 가서라도 사람 말 잘 듣고. 항상 밥 잘 먹고 생활해야해.
형아 자주 올께
흐..엉..아.. 자...주...올..꺼..지..?
그래. 임마...
사내자식이 울긴 왜..울어. 임마..
우리 형제가 이거 가지고 울면 어떻게...?
내가 자주 갈께..알겠지..?
엉...알 ..았..어.....형...
훌쩍거리는 그놈을 뒤로하고 난 ..
그렇게 기차에 올라 탔다.
그리고 다시 난 거대하게 나를 조르고 있을 서울이라는 도시에 적응해야 한다.
--------------------------------------------------------------------------
지수야. 축하한다!!!!너 자식 그럴 줄 알았어...!!
'꿈만 같은 이야기던가..내가 사시에 합격하다니...정말 꿈 인줄....'
학교와 주변에 축하의 소리와 만세소리가 들리었다.
이젠 내가 법관이 되는 것이다. 내가 그토록 바랬던 25년 간의.. 꿈이였는데.

..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지선의 축하가 더욱 나를 기쁘게 만들었다.
그녀를 위한 일들 이였기 때문에..
난 그 날.
4년 만에 기억 속에서 잊어져만 가는 내 동생 지형이를 만나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의 주변에서 내 동생 지형이의 존재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전혀 없다.
사랑하는 지선이 까지도..
지형이에 대한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래..
아마도 어쩌면 그렇게 감추고 싶은 존재일 것이다.
`최지수'라는 존재에게서 `최지형'을 동일시한다는 건 나의 이기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에 몰두하면서 난 강원도 춘천에 있는 요양원에 다다르게 되었다.
4년 만에 본 지형이의 모습은 이젠 제법 어른이 되어 있었지만 많이 초췌해 보였다.
그리고 얼굴에 그늘이 너무 많이 보였다.
이곳에 온 후로 말 한마디 없었다는 간병인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항상 창 밖으로.
보이는 너무나 유유히 흐르는 강만 바라보기만 했다는 이야기도
.........
너무나 죄책감이 들었다. 그놈이라는 존재가...
그리고...
나를 병들게만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형제는 무슨 이야기를 이어갈지 몰랐다.
지형아.형 .법관됐어..
흐..엉..아...잘..됐...어....억....
오랫만에 그놈의 앳띤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어렸을때 그렇게 흔하던 사탕 하나 가지고 좋아했던 그 모습.
12월의 바람은 정상인인 나에게도

추위를 느끼게 했다.
게다가 이곳은 주변에 호수가 많아서 강바람이 만만치 않았다.
"지형아 춥지.자.아..들어가자."
"흐..엉...아...조..금..만 있..다..가...."
"그래..그러면..."
난 지형이의 작은 어깨를 감싸주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서울 이야기도...
"참 지형아..이젠 너 생일이잖아..뭐 갖고 싶니..?"
......
"뭐..책..컴퓨터.? 뭐 사줄까..?"
"흐...엉...아..."
그놈이 나에게 어렵게 무엇인가를 이야기를 하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우.. 리.."
"옛..날..처..럼"
"같..이"
"살..자..."
흐.. 엉..아..
난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그리고 그놈을 계속 안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지형이가 기다리는 대답을..난 할 수 없었다.
미안해. 지형아..
난 그럴 수가 없어. 형이 겁쟁이야..
미안해...
미안해...
................
"부르셨습니까..? 부장검사님.."
"그래 최검사. 이번에 자네 승진 때문에 신원조회를 부탁했더니.."
"동생이 하나 있더군"
......


"그런데 신상기록서에는 왜 자네 이름 하나만 썼지...?"
.......
"자네 무슨 문제 있나...?"
아...아닙니다..
난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부장님 방문을 힘없이 나섰다.
그래.
아직 내 곁에 있는 아내까지도 모르는 존재.
내 동생...
지형이...난 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이렇게 될려고 한 건 아닌데....
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
호출이 왔다.
집이다.
급한 연락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야 왜...?"
"여보.."
"이상한 전화가 왔는데.."
"당신을 찾더니 동생이 위급하대요."
"참 ..웃겨가지고."
"당신 있지도 않은 동생이 위급하다니.."
"그래서 아니라고 하니까..."
"맞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상한 전화인 거 같아서.."
"당신에게 호출했어요."
뚝............
하늘이 정지되었다.
"경비실이죠!!!"
"예 최지수 검사입니다!!!"
"차 좀 부탁드립니다.!!!"
"예..좀 빨리요!!"
난 정신 없이 춘천으로 향했다.
이놈을 망할 놈의 차 왜 이렇게 느린거지..?
눈물이 막 쏟아진다.
난 내가 그렇게 소중했던 두 사람을 내가 죽이고 있어.
할머니도 그렇게 ..
그리고 지형이도..
끼~~~~~~~~익~~~~~~~~~~~
"야 새꺄!!!!!!!"
"미쳤어!!!!"
"눈 어디다 팔고 다니는 거야!!!!!"
"죄송합니다."
............
그곳에 도착할 무렵은 한 한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였다.
그리고 지형이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그곳에는 잠들고 있는 지형이와.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가 있었고.
예전에 할머니 때처럼 심한 약품냄새가 방안을 진동하고 있었다.
"최지형씨는 면역성이 아주 약하군요."
"그래서 결핵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밝히지 않았으니."
"너무나 늦게 발견한거죠.."
"그 고통을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오늘을 넘기기 힘들 것 같습니다."
난 그 말을 듣는 순간..
의사라는 작자의 멱살을 잡았다.
"당신 내가 누군지 알아!!! "
"우리나라 최고로 촉망받는 검사 최지수야!!"
"당신 죽고 싶어!!!"
"죽기 싫으면 .."
"내 동생 살려내!!!"
"살려내!!"
"새꺄!!!"
그리고는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잠이 들었나 보다..
지형이가 누워있는 몸에 기대어 엎드려서 잠깐 잠든 사이..
지형이는내가 온 줄 알고 그냥 웃고만 있었다.


"흐..엉...아..."
"그래.."
"지형아.."
"괜찮어...?"
"응...헝헝...."
"헝...아...."
"보..고 싶 ..어 쪄...."
.......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놈의 자식은 나 같은 놈을 아직까지 형이라고 불러주다니..
우리 지형이를 우리 지형이를 ..
내일이면 다시 해가 뜨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이 되다니...
하나님 ...
부탁드립니다.
제발 우리 지형이를 살려주세요.
제발........
"헝...아...나...강..보..고 싶..어..."
"그래도 되겠니..?"
난 너무나 쏟아지는 눈물을 참으며 ..
지형이의 두 손을 꼭 잡으며 이야기했다.
"흐...헝...아.."
------------------------------------------------------------------
"지형아... "
"바람이 차구나..."
난 너무나 평온한 모습으로 강을 바라보고 있는 지형이를 바라만 보았다.
"헝..아..."
"나 ..어..제 꿈..에서...할..머니...봐쪄."
"응..그렇구나..?"
"좋았겠구나. 뭐라고 하시던..?"
"음...엉.아..말 ..잘들...으래...헝헝.."
야 이 바보 같은 자식아...내가 무슨 형이라고 나 같은 놈이 무슨 형이라고."


"그래...그렇구나."
"엉아...할..머..니..도 춥겠다....그지..?"
"그래.지형이는 안춥니..?"
"엉... 엉..아..한..개도 ...하 ..춥따..해해,,"
지형이는 자신도 버틸힘도 없는 지..
내 어깨에 기대에서 힘이 다빠진 눈으로 강 하늘에 석양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아주 힘겹게..
자신의 끝을 느끼는 듯이 힘겹게 이야기하고만 있었다.
"흐..엉...아....나...구름 ..되 고 싶어..."
"왜...?"
"할...머..니..랑 ..같이 ...살려...구..헤헤.."
"그래.."
"흐..엉...아도 구...구름..될..꺼...지?....."
"흐...엉..아랑..나...랑.. 하..할..머..니.랑"
"예.옛..날..처럼....가.같..이 살자.."
"우...리 ..시.골..에서.. 처.처럼..."
"응....엉...아...""
지형이의 목소리가 가면 갈수록 작아지고 있었다.
"헝...아..."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같.............이...."
"헝..아..."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같이.."
"같이.."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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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민희야, 밥먹어야지~!"

오늘도 아빠의 잔소리는 시작이다.

꼭 엄마없는 티를 저렇게 내고 싶을까?

정말 쪽팔려서 같이 못 살겠다...

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집에 오면, 항상
앞치마를 매고 있는 아빠 모습이 정말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내 엄마는 내가 3살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얼굴하나 기억못한다.

난...

그리고 쭉 아빠와 살아왔다.

난 아빠가 싫다, 언제나 잔소리만 하고 눈 한쪽 시력만 잃은
장애인이라고 생각해왔던 그런 아빠가 너무 지긋지긋하다.

여건만 된다면 나 혼자 살고 싶다.

우리집은 무척이나 가난하기 때문에,

난 그 가난을 만든 아빠... 그래서 아빠가 더 싫은가 보다.

방도 하나라서, 내가 방을 쓰고 아빠는 거실에서 주무시고, 생활하신다.

20평도 안되는 우리 집... 난 너무 챙피하다. 아빠도 너무 챙피하다.

어느센가, 아빠께서 자꾸 속이 쓰리신다고 하신다.

난 그럴때는, 그냥 모른채 해왔다...

3년뒤... 그날도, 어김없이 아빠와 아침부터 티격태격이었다.

아니, 나 혼자 일방적으로 화내고, 아빠께 함부로 대했다.

그래놓고, 나 혼자 화내면서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런데, 그 날..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아빠가 병원에 계신다고... 난 병원으로 갔다.

놀라서 뛰어가는 것도 아닌, 그냥보통 걸음으로 천천히,

느릿느릿.. 그렇게 병원으로 향했다. 귀찮게만느껴졌다.

아빠가 병원 다니시는건 많이 봐온 일이니까.

항상, 몸살에 감기에... 맨날 병원신세만 지셨다.

한, 3~4년이란 시간들을...
난 간호사에게 아빠이름을 대고, 입원실을 물어보는 순간,

간호사의 말에너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돌아가셨다니...

그리고 뒤를 이으며 말씀하셨다.

"" 민희가 누구에요? 자꾸 민희이름만 부르시면서, 그러시더라구요..

참 안타까웠죠."

"민희요? 저에요, 저~! 바로 저라구요!!!!

저 여기있다고, 아빠한테 말씀 좀 해주세요"

난 너무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어느새 내 얼굴은 눈물로 엉망이돼 있었다.

하지만 소용 없는 일이었다. 난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을 새면서 아빠 유품 정리에 바뻤다.

거실, 아빠 옷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노트...

3년정도 전부터 쓰여진 걸로 보였다.

그렇게 해서, 공책 8권..

"" 민희야, 오늘병원에 갔었거든? 그런데, 암이랜다, 암... 괜찮겠지?

민희야...
아빠, 괜찮겠지? 아빠, 낫고 싶어,

아빠, 너와 함께 이렇게 한 집에서 살고 싶어 민희야..."

"" 민희야, 오늘 병원에 갔었거든? 그런데, 빨리 수술을 해야한데.

수술비도 어마어마 한다고 한다...

너 고등학교 사립으로 가는게 소원이지?

공부도 잘 하니까, 우리 민희는.

하지만 아빠가 수술하면 그 꿈도 무너지겠지,
우리 민희의 소중한 꿈이... 아빤, 그냥...

수술하지 않기로했어. 조금의 아픔은 있겠지..
하지만, 아빤 민희곁을 떠나지 않아..."

"" 민희야, 아빤, 널 정말 사랑했어...
아빠 통증이 너무 심해져가고 있는것 같아...

너무 아파, 민희야. 하지만 우리 민희를 보며 견뎌내야지.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딸 민희를 위해서 말이야.

민희야 넌 아프지 말어라... 그리고 그동안 이 못난 아빠...

그것도 아빠라고 생각해 주면서 잘 따라줘서 고맙고,

미안해, 아빠가..."
"" 민희야, 아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는것 같아.

민희 아침밥 항상 안챙겨 먹지?

아빠 없어도 아침밥은 먹어야해, 그래야 하루가 든든하지.

그리고, 도시락... 민희가 조금만 일찍 일어나자!
그래서 꼭 싸가지고 가라. 응?
또, 밤엔 집 문 걸어잠구고 자구,

너 혼자 이 넓기만한 세상에 두고가야해,

아빠... 너무 미안해,
민희야, 못난 아빠를 용서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그냥,... 행복해라, 민희야.. ""

"" 아빠, 청바지 주머니 뒤져보며는, 봉투가 있을거야.

거기에, 너 고등학교 3년동안 다닐 수 있는 진학서 끊어놨구,

또 대학교도 이 돈들로 충분히 니가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얼마 되진 않지만, 아빠가 그래도 하느라구 해서 모은거니까

그냥 받아줬으면 좋겠다....
아빤 민희 지켜볼거야... 사랑한다, 민희야!"

나만 위해주고, 나만 지켜보고, 그러시던 아빠인데...

내가 너무너무 못되게 굴어도 너무너무밉게 굴어도 다 받아주시고,

웃기만 하시던 그런 아빠인데...
이젠, 어떡해... 나 이제 어떻게해.

아빠가 숨쉬지 않는 이 세상. 나에게도 의미가 없어.

"" 아빠, 그곳에서 지금 행복하시죠? 그곳에서는 병원 다니세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마세요.
그곳에서는 나같은 딸, 짐승보다 못한 나같은 딸, 잊어버리세요..

그리고편히, 행복하게 쉬세요,

사랑해요 , 아니 이말도 아빠에겐 너무 부족한 말이죠...

나 웃으면서 살거에요.

나도 행복할거에요... 근데, 아빠...
나 자꾸 눈물이 흘러요... 나도 자꾸 아파와요...
나 너무 무섭고 두렵기까지 하는데... 어떻게 해야해요?
전처럼, 웃으면서 그렇게 내 옆에서

있어줄 수는 없는 거예요? 정말 그런거에요?

나 웃을수가 없단 말이야.......

나 갈때까지, 기다려요 아빠...

내가 가면, 더 좋은 딸 될게요... 착한 딸 될게요...
내가 세상에서 젤로 좋아하고 사랑했던 우리 아빠...

꼭 기다리세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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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조각
떼어두고 가세요
소중히 생각해 주셨던
그 한 조각만
돌아온단 다짐 대신
마음 한 조각 가져가세요
영원히 기억되기 바라는
작은 조각입니다
참으로 오랜 시간
기다렸던 사랑이기에
앞으로도 단 한 번
사랑일 것이기에
그 기억 한 조각
영원히 간직하며 살아갈 것 같습니다
헛된 사랑이 아니었기에
당신 그렇게 살아가고
저 이렇게 잊혀진다고 해도
눈물 아닌
웃음으로 보내드립니다
그래도 그래도
한 방울 눈물은
당신을 온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 저에게
그 마음 심어주신 당신에게
그저
고마운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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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울고 있어도...또 웃고 있어도...   그사람은 혹시나..내맘이 아플까봐 웃어 줍니다   오늘도..울고 있는 내맘을 달래느라..힘든..그사람..   사랑한다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내 기분이 이상해서..도저히 말을할수가 없었습니다..   미안한 맘만 들더군여....   세상에서 슬픈 일이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 받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살아가면서 이 보다 더 슬픈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슬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은...    사랑하는 이의 슬픔을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이,   그냥 바라보기만 해야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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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옛날에 아주 사랑하는 두 연인이 있었다.


     
둘은 학생이였고 둘은 경제적 문제로 서로의 처지가 많이 힘든 때였지만..

 
언제나 자신 보다는 상대를 생각하고 아끼며 둘만의 사랑을 키워갔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는 여자를 데리고서 집 앞 공원으로 갔다.

     
언덕을 올라 울타리 옆 큰 나무옆에 선 두사람...

     
남자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땅에 묻기 시작했다.

     

     
"그게 뭐야?"

     

     
"응,타임캡슐이야."

     

     
"타임캡슐..?"

     

     
남자는 가지고 온 것을 모두 묻고 그 위에 삼각형의 큰돌을 단단히 박아두었다.

     
의아해하고 있는 여자에게 다가간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나 저 캡슐안에 내 마음을 넣었어."

     

     
"...?"

     

     
"보고싶어도 말이야. 내용이 궁금해져도 말이야.
꼭 3년만 기다려줘.반드시 3년이 지난 오늘 열어봐야해..약속 할수 있지?"

     

     
여자는 남자가 꼭 3년이라고 되풀이하는것에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남자를 위해서라도 꼭 약속을 지키겠노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여년후...

     

     
대학을 졸업한 남자는 좋은 직장을 얻어 열심히 근무하고 있었다.

     
남자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어떻해서든 돈 많이 벌거라면서 그래서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거라고 늘 버릇처럼 말했다.

     
여자는 대학원에 진학해 있었고 서로 일때문에 바쁘게 지냈지만
둘의 사랑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강렬하게 남아있었다.

     
비가 많이 오던 토요일 오후...

     
이날은 둘이 만난지 어느덧 2년이 되던 날이였다.

     
여자는 남자에게 줄 선물과 둘만의 파티 준비를 해놓고선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약속시간이 30분이 지나도록 남자는 오지 않았다.

     
그때,
여자의 핸드폰으로 전화벨이 울렸다.

     

     
"네,제가 유지연인데요.어디시라구요?"

     
 
여자는 순간 전화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녀의 손은 아직도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여자에게 오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가 지금 병원에 있다는 것이였다.

     
여자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밖으로 뛰어나갔다.

     
서둘러 택시를 잡아탄 여자는 병원으로 향했다.

     
복도에는 이미 남자의 형과 어머니가 와있었다.

     

     
"어머님,저 지연이에요."

     

     
흐느끼던 남자의 어머니가 여자를 알아보고는 그녀
      를 붙잡고 또다시 흐느꼈다.

     

     
"우진씨 무사하지요?..아무일 없는거지요?.."

     

     
찬찬히 묻고있는 여자의 음성은 낮게 떨리고 있었다.

     

     
"....나쁜 녀석...이 애미보다 먼저 가다니...내가 절 얼마나..."

     

     
"아,아녜요...그럴리가...그럴리가 없어요.말도 안돼!!!."

     

     
여자는 자신을 붙잡고있는 손을 뿌리치고서 병실 안으로 뛰쳐들어갔다.

     
침대위에 누워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남자의 머리끝까지 이미 하얀 천이 올라와 있었다.

     
여자는 천을 살포시 내려 젖혔다.

     
피범벅이 된 얼굴이 싸늘하게 식은채 굳어있었다.

     

     
"안돼..이럴순 없어..우진씨.눈좀 떠봐요..어서 눈좀 떠봐요..!"

     

     
행복하게 해주겠다던 그의 따스한 목소리와 웃음...
여자는 믿을수 없었다.

     
정신을 잃은채 소리치는 여자를 의사와 간호사들이 끌어냈다.

     
남자의 얼굴에는 또 다시 도포가 머리끝까지 올려졌다.

     

     
"안돼. 이건 거짓말이야...이건 아니라구..."

     

     
희미한 그녀의 의식 가운데 남자의 시신은 어디론가 옮겨지고 있었다.

     
이주일이 지난 후...

     
남자의 장례식이 모두 끝나고 여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직 집안 곳곳에 남자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여자는 곧 그것을 모두 치울 생각이다.

     
이젠 그를 잊기로 했다.

     
추억속에..아픈 기억속에 묻기로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더 편한걸..."

     

     
여자는 혼자 중얼거리며 정리에 나섰다.

     
침대옆에 놓아뒀던 두 사람의 사진...

     
여자는 한참 동안이나 그것을 바라보다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고서 사진을 상자안에 넣었다.

     
대충 그렇게 짐정리가 끝나고 여자는 잠을 청했다.

     
지난 이주일간 계속 한숨도 못자고 울기만한 탓에 몸이 만이 약해져 있었다.

     
그리고 꿈속에서 여자는 남자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

     

     
2년이 흐르고...

     

     
오늘은 3년전 남자가 타임캡슐을 묻은 바로 그날이다.

     
아침부터 여자는 분주히 움직이며 준비를 했다.

     
그녀의 오피스텔은 공원과 떨어져있어 차를 타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오는 길에 남자의 산소도 둘러보고 올 참이다.

     
2년이 더 지났지만 여자에게는 사귀는 사람이 없다.

     
남자를 잊겠다고는 했지만 상처가 너무 커서였을까..?

      다른 사람을 좋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자는 슬픔을 꾹꾹 눌러 참은채 그렇게 2여년을 일에만 매달렸다.

     
사실 2년전 캡슐을 그냥 열어볼까란 생각도 있었지만
남자와의 마지막 약속이였던지라 그녀는 약속을 따르기로했다.

     
아침일찍 집을 나서 공원에 도착했다.

     
날씨가 꽤 흐려서인지 사람이 많이 없었다.

     
여자는 부지런히 나무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3년동안 공원은 조금 변했으나 나무만은 그대로였다.

     
나무 주위를 한참 살피던 여자는 삼각형 돌을 찾아냈다.

     
깊숙히 박힌 돌을 빼고 여자는 가지고온 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잠시 남자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열심히 삽질하던 모습과..
돈 벌겠다며 이회사 저회사 면접보러 다니던 일...

      첫 월급이라며 목걸이를 사다 걸어주던일..

     
이제 여자는 남자 생각에도 울지를 않는다.

     
너무 오래 견딘 탓일까..
아니면 이제 눈물이 모두 말라버린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새 모종삽에 무언가가 느껴졌다.

     
동그란 캡슐을 꺼낸 여자는 심호흡을 했다.

     
이 안에 무슨 말이있건 난 이제 울지 않을거라 다짐했다.

     
천천히 캡슐을 돌리자 핑크빛 쪽지가 떨어졌다.

     
여자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쪽지를 가만히 집어들고는 그만 울고말았다.

     
다짐을 저버린채 남자이름을 부르며 흐느끼고 말았다.

     
여자의 손에 주어진 쪽지에는 이렇게 한마디가 적혀있었다.

      :

      :

             :

      :

      :

      :

     
[결혼해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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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의 사랑이야기

옛날에 하늘하고 바다하고 사랑을 했대...

사람이 태어나기 전부터 계속된 아주 긴 사랑을 .....

둘은 너무도 사랑해서

하늘은 바다를 닮아 바다색이 되었고

바다는 하늘을 닮아 하늘색이 되었대...

어스른 저녁이 되면 바다는 하늘에게 "사랑해"라고 속삭였고

그 말을 들을때마다 하늘은 부끄러워 노을을 빨갛게 물들였대

그러면 바다도 같이 얼굴을 물들었고

둘은 서로 마주보며 행복한 사랑을 했대

수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아주 긴 사랑을........


그런데 구름도 하늘을 사랑하게 되었대

하늘이 너무도 높고 깨끗해서 구름도 반하지 않을 수 없었던거야

하지만 하늘은 바다만 쳐다보았대

구름이 아무리 사랑한다고 하늘에게 고백해도

하늘은 오로지 바다생각뿐이었대

생각다 못한 구름은 어느날 하늘을 전부 가려버렸대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하늘이 미웠던거야

더이상 서로를 바라볼 수 없게 되자

하늘은 너무 슬퍼서 눈물의 비를 흘렸고

바다는 하늘이 너무 그리워 파도로 몸부림쳤대

그리고 매일매일 구름에게 한번만이라도 하늘을 보게 해 달라고 애원했대


결국 둘의 애절한 사랑을 보다못한 바람이 구름을 멀리 쫒아버렸대

구름의 사랑은 멀리 있을때가 아름다웠던거야

다시는 하늘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을것만 같았대

그래서 하늘이 흘렸던 눈물이라도 소중히 머금고 갔대


그 후로 하늘과 바다는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먼 수평선에서 사랑을 나누었대

구름이 다가오면 도망가는 수평선에서만......

그런 둘의 사랑을 보며 구름은 가끔 눈물을 흘렀고

구름이 울때 비를 내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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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마술

지독히도 못생긴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너무나도 예쁜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여 그 여인을 사랑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레 그녀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가 없어 용기를 내어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냉정하게 외면했습니다.

어쩔수 없이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멋진 가면을 쓰고 청혼했습니다.

여인은 같은 사람인 줄도 모르고 그 가면의 아름다움에 반해 청혼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결혼한후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슬플 때는 언제나 든든한 어깨가 되어 주고 작은일 하나까지 세심한 배려를 해주었기에

그녀에게 그는 최고의 남편이었습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어느날, 남자의 친구 한 명이 집으로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 친구는 그의 비밀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렇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버린 두 사람에게 얼굴이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생각한 친구는 장난기가 발동해, 신부를 놀라게 해줄 마음으로 갑자기 그의 가면을

벗겨버렸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못생기고 추하리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그는 이미 가면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으로

변해 있었던 것입니다.


♣ 사랑하면 사람의 모습도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그가 누구이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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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난쟁이의 사랑

나는 산너머 너머에 사는 일곱번째 난장이입니다.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우리 집을 찾았을 때 앉았던 의자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이었구요,

그녀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었던 스프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이었구요,

그녀가 피곤한 몸을 누이고 잠들었던 침대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이었구요,

그녀가 나쁜 마녀의 꼬임에 넘어가서 문을 열어주고 숨이 막히는 코르셋으로

쓰러져 있을때 풀어준 것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그녀가 나쁜 마녀의 독이 든 빗으로 머리를 빗고 쓰러져 있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서 빗을 빼내 던져버린 것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그녀가 나쁜 마녀의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숨을 멈추었을 때 하루종일 그녀의

곁을 지키면서 목놓아 울던 것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왕자님이 오셔서 그녀를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 그녀는 우리들의 공주님이라고...

울면서 안된다고 말리던 것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기어이 친구들이 왕자에게 그녀를 내주었을 때 짧은 다리로 숨이 헉헉 차오르도록

따라 쫓았던 것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더이상 왕자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자 그녀를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갔다가 휘청 떨어진 것도,

그 바람에 덜컹 유리관이 움직이고 그녀의 목에 걸린 독사과가 튀어 나오면서

오랜 잠에서 깨어난 그녀가 '나를 구한 분은 누구신가요?' 물었을 때 차마 초라한

작은 몸으로 나서지 못하고 못나게 움츠려들었던 것도,

늠름한 왕자님의 '바로 저입니다, 아름다운 공주님' 씩씩한 목소리를 유리관 밑에서

쪼그리고 앉아 울면서 들어야 했던 것도,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가끔씩 산너머 너머에 사는 일곱 난장이의 노래를 부릅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공주를 사랑했던 일곱번째 난장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대는 누구의 일곱번째 난장이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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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야기

* 그녀의 이야기 *
저는 정말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지금은..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사람이지만...
그를 한때는 사랑했었습니다.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러나 그는 저를 사랑하지 않았나 봅니다.
아니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저는..고아였기때문에..부모의 사랑없이 외롭게 자랐죠.
그런 나에게.. 그는 정말..삶의 다른 의미로 다가왔고
저는 그를.. 너무 좋아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어느새인가.. 저의 전부가 되어버렸습니다.
너무나 행복했고.. 이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라도 어느곳에서라도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도 저를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했습니다.
세상에서..제가..그를 위해선..못할일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의 기쁨이 저의 기쁨이니까요...
그를 그렇게 뒷바라지 했습니다.
그를 생각하면..힘들게 일해도..행복했으니까요.
그렇게 행복했던..저에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나에겐..외롭게 자라온 나에겐 정말..너무나 큰 시련이었습니다.
22살이 되던해에 저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의식을 잃었죠.. 그리고 기억이 없었답니다..
세상이 깜깜해졌죠..
나중에 깨어나서 세상을 봤을땐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전 23살이 되는 동안...의식이 없었답니다.
깨어나서 제일먼저 그를 찾았죠.
하지만...그는 없었습니다.
그리고..누군가 말해주더군요.
그는..저를..버리고... 미국으로 가버렸다고요...
그리곤 다신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전...이해할수도 있지만..
도저히...그대로 납득할 순 없었어요..
그는...절...배신했으니까요.
그렇게 사랑했던 그가...죽지도 않은 저를..
그렇게 빨리 버릴수 있는가 해서..
도저히...이 배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답니다..
저는 27살이 되던 해에 결혼했습니다.
사랑.....사랑이라고 말할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남자가 생겼죠.
그는 자상했으며 고아인 저를 이해하는 그런 따뜻한 남자였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1년은 넘게...
저를 기다려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남자라면.. 전.. 평생을 믿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전 행복하답니다.
물론...첫사랑의 배신과..슬픔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 말고...다른 또다른 사랑을 얻었으니까요.
평생동안..행복하게 살겁니다.
그게...그에게 복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 그의 이야기 *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너무도 아름다운 착한 영혼을 가진 여자였지요.
그녀를 위해서라면 전 무엇이든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고아였습니다.
부모없이 자라서 항상.. 외로움이 많았죠...
하지만... 그 외로움의 자리에 저의 더 큰사랑이
채워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제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많이 없었지만
그녀와 함께하며..행복하며.. 평생을 사랑하며
살 자신은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불행이 다가왔습니다.
그녀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제가..25살이 되던해에...
그녀는...의식을 잃었고..
소중한... 두 눈을 잃었습니다.
저는..정말..죽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불행을 보고 있을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결심했습니다.
저의 두눈을 주기로...
그녀는 의식이 없는채로.. 수술을 받았고..
이제..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죠. 그녀 얼굴....
그래서..전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녀가 깨어난다면.. 이런 저를 보고..
고통스러워 한다는건..제가 용납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제가..그녀의 불행이 죽고 싶을만큼 괴롭듯이..
우린 서로 사랑했으니까요..
이 사실은 절대 비밀로 하기로 사람들께.. 다짐을 받고..
저는......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영원히 그녀곁으로..돌아오지 않도록......
그리고...그녀의 결혼소식을 듣고..
행복을 빌어줬습니다.
영원히..행복하길..바랍니다.
그의 사랑에,
그의 희생에,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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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야기

밤 하늘엔 무수히 많은 별이 있죠...
하지만 보통땐 보이지 않는 별자리가 있답니다.
그건 사랑의 별자리죠.

누군가가 보고 싶을 때,
누군가를 그리워 할 때,
사랑하는 이가 너무나도 생각날 때,
밤하늘에 떠오르는 별자리가 바로 이 사랑의 별자리랍니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 별자리를 보며 그리운 마음을 달래곤 합니다.
인정이 메말라버린 도시인에겐 잘 비추어지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이 별은 사랑하는 이들의 별이기도 합니다.


신들과 인간이 모여 사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들에겐 언제나 기쁨과 풍요로움과 행복과 사랑이 넘쳐흐르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우스가 관할하던 지방에서 슬픈 음악소리가 들려왔답니다.
너무나도 슬픈 음악,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음악,
너무나도 애절하고 가슴시린 음악이었답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세상에 이런 슬픈음악이 있을까하는 정도의 음악이었답니다.
그 지방의 여인들은 그 음악에 도취되어 눈물을 흘렸답니다.
하지만 그 음악은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더 가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답니다.
여인들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눈물만 흘리고,
남자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아내와 딸들, 애인들이 모든걸 포기한 채 슬픔을
토해 내기만하자 그들도 자신들의 생활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답니다.
그래서 그 마을은 슬픔과 가난과 아픔만이 소용돌이치는 마을로 변해버렸지요...
이 소식을 전해들은 제우스는 슬픈음악을 연주하는 이를 잡아들였습니다.
그는 놀랍게도 큐핏의 형이였던 것입니다.
제우스는 진노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감금을 시켜 놓았답니다.
그를 감금시켜 놓으면 다시금 그 마을이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는 마음에서였지요.
하지만 그 마을엔 또다른 불행만이 존재했습니다.
매일 들리던 음악이 들리지 않아서 불행하고 슬픈 마을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에 제우스는 감금시켰던 신을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슬픈 음악을 부르게 된 배경을 물었지요.
그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자신은 사랑을 하고 싶어도 할수 없다구요.
바로 동생인 큐핏이 자신의 사랑마저 가져가 사랑을 베풀고 있기 때문이라구요.
제우스는 그에게 큐핏의 사랑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큐핏은 사랑의 화살을 쏘아도 한 사람의 마음만 움직일 수 있는 사랑의
씨앗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신은 다시금 사랑의 마음을 얻어 행복해하는 마음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답니다.
그러던 그에게 사랑이 다가왔지요.
바로 호숫가에 사는 한 소녀였는데 그 소녀도 그 신도 첫 눈에 서로의 마음을
느껴버렸답니다.
그렇지만 신에겐 불문율이 있지요.
신은 인간을 사랑하면 안된다는 것, 그리고 신과 인간이 잠자리를 같이하게 되면
인간은 오래 살 수 없다는 걸...
그래서 그 소녀를 잊기 위해 노래를 불렀지만 너무나도 슬픈 음악이 또다시
울리게 되었지요.
제우스는 그 신을 다시금 불렀답니다.
왜 다시 슬픈 음악을 연주하냐구요.
신은 사실대로 이야기했답니다.
이에 제우스는 그 소녀와 그 신을 유배보냈답니다.
둘을 떼어놓을 수 없다는 걸 직감했기 때문이죠.
둘은 유배를 왔으면서도 그렇게 행복해 했답니다.
어느 새 그 소녀는 자라서 처녀가 되었고 그 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열해졌습니다.
인간에겐 누구나 욕심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보고 안고 싶고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그리고 사랑으로
잉태된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그 여인도 그러했지요.
그 신은 그 여인의 마음을 간파했지요.
하지만 자신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이 여인을 안으면 분명 죽게 될테니까요.
여인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잠시 떠나 있으면 이 여인의 마음이 진정될거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신은 그 여인을 남겨두고 떠났습니다.
사랑하던 신이 떠나버린걸 안 여인은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하염없이 그를 그리며 눈물로 그를 기다렸습니다.
수년이 지난 후, 그 신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돌아왔지요.
하지만 그 여인은 없었습니다.
그 여인이 있던 집엔 꽃이 가득 피어나고 있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그 여인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고 기다리다 눈물을 흘리며 그곳에서 죽어갔다는걸...
그후, 그 신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회계하며 하늘로 올라가 사랑의 별자리가 되었지요.
사랑하고 보고싶어하는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작은 촛불이 되는 그런 사랑의
별자리로........
그리고 그 여인의 무덤가에 피어났던 꽃의 열매가 바로 커피랍니다.
커피의 색은 어두운 핏빛이지요.
그건 그 여인의 눈물의 빛깔이기 때문이지요.
너무나도 울어서 피눈물이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랍니다.
그리고 커피가 쓴 이유는 기다리는 마음 때문이고,
커피를 마시면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밤낮으로 그 사람을 기다렸던
그 여인의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커피 향이 그윽한 이유는 그 여자의 사랑하는 마음이 향기가 되어
흩날리기 때문이지요.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커피 한잔에 이런 이야기를 해주세요.
더욱더 그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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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나무와 사랑

엣날 왕자를 무척 따르던 로스페테라라는 예쁜 처녀가 있었는데, 그 당시는 평민이 왕자를
사랑하지 못하므로 그녀는 몰래 가슴만 태우면서 왕자를 기다리며 지냈다. 한 번은 이웃나
라와 큰 싸움이 벌어졌는데, 가장 믿던 장군의 배반으로 왕자는 홀로 도망쳐 왕의 사냥터에
숨었다. 이때 로스페테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이 산에 가서 왕자에게 바치고 싶었던 금반
지며 금팔지를 묻은 싸리나무 밑에서 신께 기도를 드리려다가 의복이 찢긴채로 한 청년이
지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동정심이 많은 로스페데는 그 청년을 조용히 깨워 포도주와
빵을 먹이고 상처를 씻어 주었는데, 그때 왕자의 무늬가 박힌 보석반지를 낀 손을 보았다.
로스페데는 그제야 그가 행방불명의 왕자인줄을 알았으나 모르는 체하고는 찢어진 옷을 꿰
메고, 싸리나무 밑을 팠다. 그러나 숨겨 두었던 보물은 모두 노란 황금물로 녹아 있었다.
할 수 없이 로스페데는 거기서 돋아난 싸리가지를 꺽어드리며, "왕자님 여기 지휘봉이 있으
니 정신 차리고 나가 싸우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왕자는 용기를 얻어 싸리가지 지휘봉으
로 처녀가 가지고 온 말을 타고 나가 싸워 크게 승리했다. 말을 타고 나간 왕은 크게 승리
했고, 물론 로스페데는 왕후가 되었다. 아직도 싸리나무 속이 노란것은 황금물로 자란 까닭
이며, 좋은 향내는 지성의 처녀 로스페데의 몸의 향수 냄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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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된 오빠

"막내냐? 니가 오빠에게 말좀 해줘. 이 늙은 에미 생각해서 조금만 참고,
어젯밤 또 죽게 해달라고 뒹굴고 난리가 아니었단다..."
다급한 목소리의 엄마 전화를 받은 며칠 뒤, 주말을 틈타 오빠를 만나러 서울행
기차를 탔다. 뚜렷한 병명 없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앓아온 오빠.
오빠는 언젠가부터 푸른 산과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새가 되겠노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는데, 우리 역시 오빠가 생과 사의 고비를 넘나들 때마다
조금씩 오빠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해왔는지도 모른다.
병실에 들어선 순간 맥이 탁 풀리면서 손에 든 가방을 떨어뜨렸다.
이제껏 보아온 오빠의 모습 중 최악이었다.
주체할수 없어 흐느끼는데 오빠가 눈을 떴다.
그리고는 조금 웃어 보이며 내 손을 잡았다.
오빠의 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따뜻했다. 나는 수건을 적셔와 오빠의 몸을 닦기 시작했다.
얼굴에서부터 발끝까지, 손톱과 발톱도 반듯하게 깎고
소변통도 깨끗이 닦아 침대 밑에 놓았다. 그리고 그날 밤 엄마 대신 오빠 곁을 지키며
밤이 깊도록 팔다리를 주물렀다. 새벽녘에야 겨우 오빠 침대 밑 보조침대에서 새우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오빠가 덮은 이불의 반이
내 등위에 덮여 있었다. 오빠의 따스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솟았다.
이제 집으로 기야할 시간이 되었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어 아무 말도 못했던 오빠는
마침 담당의사가 들어오자 잠깐 호흡기를 떼달라고 했다. 오빠는 더듬더듬 말했다.
"막내야, 벌써 어른이 되었구나. 고맙다. 다음엔 더 좋은 세상에서 만나 좋은 오빠가 되어 줄께."
그리고는 힘겹게 잘 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 며칠 뒤 오빠는 눈을 감았다.
지금쯤 오빠는 새가 되어 어디를 날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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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비둘기

슬픈 비둘기가 있었습니다.
줄수 있는 사랑의 크기에 비하여 받을 수 있는 사랑의 크기가 너무도 작은 사연을 지닌.....
순백의 날개를 가진 비둘기는 이름 모를 소녀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늘 집밖을 나오지 않으며 따사로운 햇살이 엷게 비치는 창살 아래 서 있는 한 소녀를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날아다니던 비둘기에게 소녀는 희망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게 무언가 모를 감정에 이끌려 하루가 밝으면 어김없이 소녀의 창가로 날아드는
비둘기를 소녀는 가끔씩 창을 열어 맞이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소녀를 바라보는 애절한 눈빛과는 달리 소녀의 눈에 비치는 비둘기는
그저 작은 위로일 뿐이었나 봅니다.
비둘기는 때론 소녀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곤 했지만 언제나 타는 목마름을 지을 수
없었습니다.
새는 먹이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르는 사람의 사랑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기에.....
그러던 어느 날, 비둘기는 먹이를 주던 소녀가 혼자 중얼거리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어서 빨리 눈이 왔으면 좋겠어.  세상이 온통 눈밭이 되는 그 날이.....'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 날도 어김없이 비둘기는 햇살이 드리운 창가로 날아갔지만 더 이상 소녀는 창가에서
있지 않았습니다.
하루, 이틀.....
늘 창백한 얼굴을 지녔던 소녀는 고열로 인해 더 이상 창가의 바람을 쐴 수가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 리가 없는 비둘기는 한시도 창가를 떠나지 못하고 언제 올지 모르는
사랑하는 사람을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시간은 흘러갔고 비둘기는 이제 더 이상 소녀의 창가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로 비둘기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고향으로 다시 날아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녀의 곁을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이 비둘기를 더욱 아프게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날개를 펴고 저 먼곳을 향해 날아 올랐습니다.
고향으로 날아가면서 자꾸만 소녀의 창가를 뒤돌아보던 비둘기는 예전에 들은 적이 있는 소녀의
기도를 떠올렸습니다.
비둘기는 소녀를 깊이 사랑했지만 그 소원을 들어주기에는 자신의 현실이 너무 초라했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가슴에 하나의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었기에 날개짓을 하면서 자신의 깃털을 하나씩
하나씩 떨구어 냈습니다.
그 깃털이 소녀가 그토록 바라던 하얀 눈이 되어 내리기를 소망하며.....
그때였습니다.
소녀의 창가에는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흰 눈이 조용히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창 밖을 바라본 소녀는 힘을 내어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고 그토록 자신이 바라던
눈이 내리는 기쁨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자신을 사랑한 비둘기의 깃털이 눈으로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소녀의 집 창가 위 처마에는 벌거벗은 비둘기의 슬픈 사랑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해 겨울은 따스했습니다.
소녀의 창가로 비둘기의 깃털이 하얀 사랑이 되어 내리고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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