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냐? 니가 오빠에게 말좀 해줘. 이 늙은 에미 생각해서 조금만 참고,
어젯밤 또 죽게 해달라고 뒹굴고 난리가 아니었단다..."
다급한 목소리의 엄마 전화를 받은 며칠 뒤, 주말을 틈타 오빠를 만나러 서울행
기차를 탔다. 뚜렷한 병명 없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앓아온 오빠.
오빠는 언젠가부터 푸른 산과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새가 되겠노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는데, 우리 역시 오빠가 생과 사의 고비를 넘나들 때마다
조금씩 오빠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해왔는지도 모른다.
병실에 들어선 순간 맥이 탁 풀리면서 손에 든 가방을 떨어뜨렸다.
이제껏 보아온 오빠의 모습 중 최악이었다.
주체할수 없어 흐느끼는데 오빠가 눈을 떴다.
그리고는 조금 웃어 보이며 내 손을 잡았다.
오빠의 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따뜻했다. 나는 수건을 적셔와 오빠의 몸을 닦기 시작했다.
얼굴에서부터 발끝까지, 손톱과 발톱도 반듯하게 깎고
소변통도 깨끗이 닦아 침대 밑에 놓았다. 그리고 그날 밤 엄마 대신 오빠 곁을 지키며
밤이 깊도록 팔다리를 주물렀다. 새벽녘에야 겨우 오빠 침대 밑 보조침대에서 새우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오빠가 덮은 이불의 반이
내 등위에 덮여 있었다. 오빠의 따스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솟았다.
이제 집으로 기야할 시간이 되었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어 아무 말도 못했던 오빠는
마침 담당의사가 들어오자 잠깐 호흡기를 떼달라고 했다. 오빠는 더듬더듬 말했다.
"막내야, 벌써 어른이 되었구나. 고맙다. 다음엔 더 좋은 세상에서 만나 좋은 오빠가 되어 줄께."
그리고는 힘겹게 잘 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 며칠 뒤 오빠는 눈을 감았다.
지금쯤 오빠는 새가 되어 어디를 날고 있을까?
어젯밤 또 죽게 해달라고 뒹굴고 난리가 아니었단다..."
다급한 목소리의 엄마 전화를 받은 며칠 뒤, 주말을 틈타 오빠를 만나러 서울행
기차를 탔다. 뚜렷한 병명 없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앓아온 오빠.
오빠는 언젠가부터 푸른 산과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새가 되겠노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는데, 우리 역시 오빠가 생과 사의 고비를 넘나들 때마다
조금씩 오빠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해왔는지도 모른다.
병실에 들어선 순간 맥이 탁 풀리면서 손에 든 가방을 떨어뜨렸다.
이제껏 보아온 오빠의 모습 중 최악이었다.
주체할수 없어 흐느끼는데 오빠가 눈을 떴다.
그리고는 조금 웃어 보이며 내 손을 잡았다.
오빠의 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따뜻했다. 나는 수건을 적셔와 오빠의 몸을 닦기 시작했다.
얼굴에서부터 발끝까지, 손톱과 발톱도 반듯하게 깎고
소변통도 깨끗이 닦아 침대 밑에 놓았다. 그리고 그날 밤 엄마 대신 오빠 곁을 지키며
밤이 깊도록 팔다리를 주물렀다. 새벽녘에야 겨우 오빠 침대 밑 보조침대에서 새우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오빠가 덮은 이불의 반이
내 등위에 덮여 있었다. 오빠의 따스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솟았다.
이제 집으로 기야할 시간이 되었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어 아무 말도 못했던 오빠는
마침 담당의사가 들어오자 잠깐 호흡기를 떼달라고 했다. 오빠는 더듬더듬 말했다.
"막내야, 벌써 어른이 되었구나. 고맙다. 다음엔 더 좋은 세상에서 만나 좋은 오빠가 되어 줄께."
그리고는 힘겹게 잘 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 며칠 뒤 오빠는 눈을 감았다.
지금쯤 오빠는 새가 되어 어디를 날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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