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나무와 사랑

엣날 왕자를 무척 따르던 로스페테라라는 예쁜 처녀가 있었는데, 그 당시는 평민이 왕자를
사랑하지 못하므로 그녀는 몰래 가슴만 태우면서 왕자를 기다리며 지냈다. 한 번은 이웃나
라와 큰 싸움이 벌어졌는데, 가장 믿던 장군의 배반으로 왕자는 홀로 도망쳐 왕의 사냥터에
숨었다. 이때 로스페테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이 산에 가서 왕자에게 바치고 싶었던 금반
지며 금팔지를 묻은 싸리나무 밑에서 신께 기도를 드리려다가 의복이 찢긴채로 한 청년이
지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동정심이 많은 로스페데는 그 청년을 조용히 깨워 포도주와
빵을 먹이고 상처를 씻어 주었는데, 그때 왕자의 무늬가 박힌 보석반지를 낀 손을 보았다.
로스페데는 그제야 그가 행방불명의 왕자인줄을 알았으나 모르는 체하고는 찢어진 옷을 꿰
메고, 싸리나무 밑을 팠다. 그러나 숨겨 두었던 보물은 모두 노란 황금물로 녹아 있었다.
할 수 없이 로스페데는 거기서 돋아난 싸리가지를 꺽어드리며, "왕자님 여기 지휘봉이 있으
니 정신 차리고 나가 싸우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왕자는 용기를 얻어 싸리가지 지휘봉으
로 처녀가 가지고 온 말을 타고 나가 싸워 크게 승리했다. 말을 타고 나간 왕은 크게 승리
했고, 물론 로스페데는 왕후가 되었다. 아직도 싸리나무 속이 노란것은 황금물로 자란 까닭
이며, 좋은 향내는 지성의 처녀 로스페데의 몸의 향수 냄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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