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라는 선물

옛날 페르시아에 샤 아바스라는 황제가 있었습니다.
대제국을 다스리는 황제였지만,
평범하게 변장을 하고 서민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은 거지로 변장을 하고
깊은 지하실에 있는 화부를 만나러 갔습니다.

화부는 석탄과 재가 뒤섞인 어두운 방에서
불이 꺼지지 않기만을 바라며 누추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왕은 앉아서 화부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식사 때는 화부가 먹는 빵과 물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이고 만나다 보니
그 외로운 사람에게 동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계속 마음을 열고 이야기만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제는 말했습니다.
“이보게, 내가 누군 줄 아는가?
자네는 나를 거지인 줄 알겠지만,
실은 나는 샤 아바스이네, 이 나라 황제이네.”

거지는 놀란 표정도 짓지 않고 묵묵히 듣고 있었습니다.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나?
자네처럼 생각이 깊은 사람이면
나는 자네를 부자로 만들 수도 있고,
고관 대작으로 만들 수도 있고,
어떤 지방의 성주로 만들 수도 있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 보게.”

화부는 말했습니다.

“황제 폐하, 무슨 말씀인지 압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황제께서 저에게 해주신 일이 어떤 일인지 아십니까?
이 누추한 곳까지 오셔서 제 옆에 앉으셨고,
제가 먹는 음식을 함께 잡수셨고,
저의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 생각해 주셨습니다.
어떤 값진 선물도 주시지 않았지만,
폐하는 폐하 자신을 저에게 주셨습니다.
오직 바랄 것이 있다면,
우정이라는 선물을 거두지 마시옵기 바라옵니다.”

E. 영이라는 시인은 ‘우정은 인생의 술’이라고 했지만,
키케로는 “인생에 있어서 우정이 없다면
이 세계에 태양이 없는 것과 같다.
신들이 인간에게 베풀어 준 것 가운데
이처럼 즐겁고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했습니다.
인정이 메마른 세상이라고 탓하지 말고
“진정한 우정은 영원하다.”는
피타고라스의 말을 믿으며 가슴을 열고 다가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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