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나는 수학여행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그날이 찾아 왔다. 나는 가정통신문을 들고 아버지가 일하고 계신 논으로 달려갔다.
"아버지, 수학여생 보내 주실 거죠?"
따가운 햇볕 아래 일하던 아버지는 흙이 묻은 손으로 가정통신문을 보며 한 숨을 쉴 뿐 아무 대답이 없으셨다. 저녁이 되어 일을 마치고 돌아오신 아버지께서 가정통신문을 가져 오라고 하시더니 "수학여행은 갔다와야지" 하며 도장을 꾹 눌러 찍어 주셨다. 어린 마음에도 집에 돈 없는 것이 은근히 걱정되었지만 나는 곧 잊어 버렸다.
며칠 뒤부터 아버지는 마을 입구에 있는 밤나무 목장에 풀을 베러 나가기 시작하셨다. 대신 농사일은 밤이나 새벽에 하셨는데 무척 피곤해 보이셨다.
아버지가 일하러 나간 지 닷새째 되는 날, 나는 아버지를 마중나갔는데 아버지의 얼굴이 벌에 쏘여 퉁퉁 부어 있었다. 내가 걱정하자 아버지는 "괜찮다" 며 땀에 절어 축축해진 작업복 주머니에서 그 동안의 일삯으로 받은 돈을 수학 여행비라며 내 손에 쥐어 주셨다. 나는 기뻐 어쩔 줄 몰랐다.
그런데 다음날 아버지는 온몸에 열이 펄펄 나고 계속 구토를 하셨다. 너무 괴로워하시는 나버지를 보자 나는 아쉽지만 수학여행을 포기했다. 그리고 아버지 몰래 그 돈으로 약을 지어 드렸는데 며칠 뒤 아버지께서 날 부르셨다.
"네가 하고 싶은 건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 경환이 수학여행을 왜 안 보내냐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그제야 눈치를 채고 아픈 몸을 이끌고 직접 학교에 찾아가 수학여행비를 내고 오셨던 것이다. 그때 아버지의 눈에서 글썽이던 눈물은 오늘날까지 내게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오경환님/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아버지, 수학여생 보내 주실 거죠?"
따가운 햇볕 아래 일하던 아버지는 흙이 묻은 손으로 가정통신문을 보며 한 숨을 쉴 뿐 아무 대답이 없으셨다. 저녁이 되어 일을 마치고 돌아오신 아버지께서 가정통신문을 가져 오라고 하시더니 "수학여행은 갔다와야지" 하며 도장을 꾹 눌러 찍어 주셨다. 어린 마음에도 집에 돈 없는 것이 은근히 걱정되었지만 나는 곧 잊어 버렸다.
며칠 뒤부터 아버지는 마을 입구에 있는 밤나무 목장에 풀을 베러 나가기 시작하셨다. 대신 농사일은 밤이나 새벽에 하셨는데 무척 피곤해 보이셨다.
아버지가 일하러 나간 지 닷새째 되는 날, 나는 아버지를 마중나갔는데 아버지의 얼굴이 벌에 쏘여 퉁퉁 부어 있었다. 내가 걱정하자 아버지는 "괜찮다" 며 땀에 절어 축축해진 작업복 주머니에서 그 동안의 일삯으로 받은 돈을 수학 여행비라며 내 손에 쥐어 주셨다. 나는 기뻐 어쩔 줄 몰랐다.
그런데 다음날 아버지는 온몸에 열이 펄펄 나고 계속 구토를 하셨다. 너무 괴로워하시는 나버지를 보자 나는 아쉽지만 수학여행을 포기했다. 그리고 아버지 몰래 그 돈으로 약을 지어 드렸는데 며칠 뒤 아버지께서 날 부르셨다.
"네가 하고 싶은 건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 경환이 수학여행을 왜 안 보내냐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그제야 눈치를 채고 아픈 몸을 이끌고 직접 학교에 찾아가 수학여행비를 내고 오셨던 것이다. 그때 아버지의 눈에서 글썽이던 눈물은 오늘날까지 내게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오경환님/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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