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병원이고
옆에 언제나 그랫듯이 그가 있습니다
그렇게 모질게 대했던 나였는데
그에겐 통하지 않나 봅니다
아니 통하지 않길 바란 나였을지도 모릅니다
또 다시 그 자리에서 절 지켜 보네요
눈물이 자꾸 볼을 따라 흐르는데
그의 시선과 눈빛은 나에게 머물러 있습니다
이렇게 약한 모습 보일려고
그에게 차갑게 대했던게 아닌데
그가 내 눈물을 훔쳐 줍니다
그 손길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모릅니다
그 손길을 느끼기 위해
아마 지금까지 참고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그가 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눈물을 훔쳐 주고 싶은데
왜 우냐며 그 눈물 닦아내 주고 싶은데
하지만... 마음속으로만
그 눈물 훔쳐 주고 있습니다
그만 울어
그만 울어
그가 울면 울수록
아무것도 힘이 안되는 내 존재를 확인할 뿐입니다
오늘 또 한번 난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임을 알았습니다
그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입맞춤을 합니다
아무렇지 않을꺼라 믿었습니다
입술을 꽉 깨물고
힘껏 손에 든 CD를 쥐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할수록
온 몸의 힘이 어디론가 빠져 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CD를 주우며
난 또 그 앞에서 주저앉고 맙니다
나도 그를 사랑하는데
나도 그를 죽도록 사랑하는데
이젠 내 눈엔 그가 점점 멀게 보입니다
정말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엄마... 나 힘들어
나... 이제 그만하면 안돼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다
1월 어느날 수아의 일기장에서
며칠 전 그녀의 길고도 가슴 아픈 사랑을 확인했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그녀의 지난날의 가슴앓이를
생각하니 눈물이 났습니다
10년전 건네 준 삐삐
그녀는 지금까지 화장대 서랍장에
고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멀리 있어 더 그리운 그녀였습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그런 거리를 두고 있는 그녀였습니다
술을 마셨습니다
미친듯이 자전거 폐달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소리쳤습니다
허나... 부질없었습니다
아픈 마음을 확인할 뿐이었습니다
뒤로는 항상 아파하고 눈물짓는 그녀인 것을 알기에
더욱 그녀를 놓아둘 수가 없습니다
점점 차가워지는 그녀를 보면서
점점 강해지려 노력하는 그녀를 보면서
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습니다
그녀의 냉담함을 받아들이는 것 밖에는
그저 지켜 볼 뿐입니다
어느 겨울밤 재수의 일기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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