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중...)재수의 일기




며칠 전 그녀의 길고도 가슴아픈 사랑을 확인했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그녀의 지난날의 가슴앓이를


생각하니 눈물이 났습니다.


...10년전 건네 준 삐삐...


그녀는 지금까지 화장대 서랍장에



고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멀리있어 더 그리운 그녀였습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그런 거리를 두고 있는 그녀였습니다.


술을 마셨습니다.


미친듯이 자전거 폐달을 밟았습니다.


그리고....소리쳤습니다.



허나....부질없었습니다.


아픈 마음을 확인할 뿐이었습니다.


뒤로는 항상 아파하고 눈물짓는 그녀인 것을 알기에



더욱 그녀를 놓아둘 수가 없습니다.


점점 차가워지는 그녀를 보면서


점점 강해지려 노력하는 그녀를 보면서


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습니다.


그녀의 냉담함을 받아들이는 것 밖에는...



그저 지켜 볼 뿐입니다.


-어느 겨울밤 재수의 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