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

내가 맨처음 그대를 보았을 때
세상엔 아름다운 사람도 살고 있구나 생각하였지요.
두번째 그대를 보았을 땐
사랑하고 싶어졌지요.


번화한 거리에서 다시 내가 그대를 보았을 땐
남 모르게 호사스러운 고독을 느꼈지요.
그리하여 마지막 내가 그대를 만났을 땐
아주 잊어버리자고 슬퍼하며
미친듯이 바다기슭을 다름질쳐 갔습니다.


- 조병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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