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보고 싶습니다┗☆
























휴대폰을 꺼 놓기로 했습니다.


폰이 울릴적 마다 그럴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혹여 그대일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가슴설레여하는
내 모습이 싫습니다.


어딜 가든지, 그대가 전화를 할지도 모른다는


어리석은 기대로 늘 조마조마해 하며


사소한 기계따위에
얽매어버리는게 끔직합니다.




잊었던 취미를 되찾았습니다.


백화점에서 이것저것 사들이는


돈 꽤나 깨지는
취미생활이지만


새로 산 구두와 옷과 향수와.....


그외 잡다한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뭐라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새롭습니다.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한동안 소홀함으로 멀어졌던
동창들에게


모조리 연락을 하며 그간 내 무관심에 대해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었습니다.


만나서 수다를 떨고 장난을
치는 동안에


내 곁에는 소중한 사람이 많았다는걸


새삼 느끼고 다행스러워 합니다.


 

술을 줄였습니다.


나이어린놈이 무슨 술을 그렇게 마시냐는 핀잔에도


꿈적도 안하던 내가


술을 마시지 말아야 겠다는 장한 결심을 했습니다.


술만 마시면 정신이 내 멋대로 풀려
버려


허락도 받지않고 마음대로 그댈 그리워 하고


주책맞은 눈물이 흘러버리는 까닭에


더 이상의 술은 입에 대지 않기로 했습니다.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8년만에
처음으로 기특한


생각 한번 한것 같습니다.


뭐라도 해야한다면, 그래야 그대를


조금이라도 지우고 살 수 있다면


그게
공부라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교실 제일 앞자리에서


별로 친하지 않은 선생님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잠들기 전 만화책 한권씩을 읽고 잡니다.


꿈속에서조차 날 아프게 하는 얼굴이 있어


밤새
베겟잇을 적시는 일이 없도록.


잠들기 직전 읽은 만화책의 주인공을


그 얼굴 대신 만날 수 있도록.


그러나 가끔, 그
만화속의 주인공이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얼굴이 되어있는


황당한 꿈을 꾸기도 합니다.
 



최대한 바쁘게
살아볼려고 합니다.


새벽부터 핼스장을 가고


빡빡한 스케줄에 따라 뛰어다니다가


한번 끄적이다 포기한 적이 있는


홈페이지라는 것도 만들어 볼 계획이고


자격증 시험준비도 해 볼까 합니다.


되든 안되든, 결과에는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난 정신차릴 수 없도록


다른 생각 들 겨를도 없이


바쁘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전화기에 대한
유혹을 뿌리칠 것입니다.


심심할 때 마다 누르던 번호를


메모리 번지에서도, 내 기억에서도 지울겁니다.


다 지워 버릴겁니다.


유난히 숫자에 약한 나,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잊어버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댈 만난 이후부터
적어오던 일기가 들어있는


디스켓 한 장을 포맷시켰습니다.


우리의 이야기와 추억들, 그리고 내 미련한 머리까지


포맷시켜
버릴수야 없지만


우연히 그대를 사랑한 날의 일기를 들여다 보다


그때의 기분이 또다시 되살아나


줄이기로 마음먹었던 술잔을 또
꺼내 들지도 모르고


그렇게 또 다시 그대가 그리워져


그대의 전화번호를 누르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의 추억까지,
이젠 지워야 합니다.


 

깡그리 지워
버려야지요.


내 인연의 사람이 아닌걸


그리워 한다고 해서 돌아올
사람도 아닌걸


내 미련이 모두를 힘겹게 만드는데


이젠 잊어 버려야지요.


새로 시작해야지요.


난 행복해 질 겁니다.


꼭 그럴겁니다.



 

오늘까지만 미친 듯이 그리워하고


오늘까지만 생각할 겁니다.


오늘까지만
울겠습니다.


죽일겁니다.


내 안의 그대, 죽이고 말겁니다.





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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