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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7.23 깨끗한 우리집 놀러 오세요 - 여름철 무균지대 만들기

깨끗한 우리집 놀러 오세요 - 여름철 무균지대 만들기

화장실 변기, 컴퓨터 키보드, 전화 송수화기 중 어디에 세균이 가장 많을까?

이런 뻔한 것을 문제라고 내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물론 이런 질문엔 의외성이 숨어있게 마련이지만.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대 환경미생물학과의 찰스 거버 교수는 각종 집안 제품에 얼마나 많은 세균이 서식하고 있는지 조사해 발표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전화 송수화기나 컴퓨터 키보드에 잠복해 있는 세균이 화장실 변기보다 더 많았던 것. 거버 교수는 "사람들의 손이 자주 닿는 물품일수록 세균이 많이 분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우리가 깨끗하다고 믿는 물건이 오히려 독성 물질에 더 많이 노출돼 있을지 모른다. '세균에는 성역이 없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수많은 집안 제품을 세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꼼꼼하게 짚어보자.

*** 침구류

우리가 매일 6시간 이상씩 쓰고 있는 이불은 얼마나 깨끗할까.

보통 한 사람이 잔 이불에는 땀 등으로 인해 물 한컵 가까운 양의 수분이 흡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장마철은 물론 습도가 높은 여름철엔 쾌적한 잠자리를 위해 이불은 일주일에 한번쯤 4 ~ 5시간 내다 말리는 것이 필수다. 진한 색의 얇은 천을 이불 위에 덮어 두면 태양열을 많이 흡수해 살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외선만으로 100% 살균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 자외선은 대기오염.날씨.지형에 따라 살균 효과가 동일하지 않다. 또한 표면에만 살균 작용을 보이고 섬유 속 살균 효과는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냄새 제거 및 살균 작용을 하는 섬유탈취제를 뿌린 후 말리면 더욱 효과적이다.

부피와 무게 때문에 청소가 힘든 매트리스는 진드기가 많이 사는 곳 중 하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 위 이불을 치워 매트리스에 밴 땀이 마르도록 할 것.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털어내는 것이 좋다. 이마저 쉽지 않다면 전문 청소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가구류

평상시 집안에 습기가 많은 집이라면 여름철엔 가구를 벽에서 조금 떼어 두는 것이 낫다. 가구와 벽이 밀착돼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거실에 있는 소파도 청소하기 까다로운 것 중 하나다. 가죽 소파는 그나마 중성 세제로 닦아낼 수 있지만 천 소파는 빨래하기도, 벗겨내기도 쉽지 않은 편. 이럴 땐 찌든 때나 묵은 얼룩이 묻은 특정 부분을 세정제를 뿌린 천으로 톡톡 두드리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세균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 컴퓨터도 세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손이 가장 많이 가는 키보드는 글자키를 하나하나 빼내 살균 세정제로 닦아주고, 틈새 먼지를 제거하도록 한다. 마우스는 마우스볼과 휠이 닿는 곳을 면봉을 이용해 닦는다.

여성들이 자주 쓰는 화장대는 머리카락과 각종 화장품이 양분이 돼 미생물이 번식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화장품 가루는 세정티슈로 닦아낼 것. 콤팩트 퍼프는 주기적으로 빨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해 얼굴에 트러블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니 세탁하거나 새 것으로 교체할 것.

커튼은 평상시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도록 한다. 여름철에 널리 쓰이는 대나무 돗자리는 틈새에 세균이 자랄 가능성이 큰 만큼 곰팡이 제거제를 면봉에 묻혀 구석구석 닦아내는 것이 좋다.

*** 장난감

7 ~ 12개월 정도의 어린 아기는 잡히는 모든 것을 입에 넣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으로 저항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장난감을 위생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질병에 걸릴 위험이 누구보다도 높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삶는 것. 인형이나 모빌 등 천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삶아서 세탁한다. 딸랑이나 블록 등 플라스틱류는 물로 자주 닦아주며 살균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세정제를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 ㈜피죤 이진규 선임연구원은 "유아용 젖병 세정제나 도마 식탁용 세정제는 먹어도 관계 없는 원료를 쓰지만 다른 세정제는 입에 들어가면 자칫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 세정제를 사용하기 전 용도 등을 꼼꼼히 읽을 것"을 당부했다.

소형 자동차 등 물로 씻어 낼 수 없는 장난감의 경우엔 살균 기능이 첨가된 티슈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밖에 나가 뛰어놀게 되는 네살부터는 무엇보다 흙먼지를 조심해야 한다. 각종 벌레나 동물의 배설물이 묻어 올 수 있는 만큼 깨끗이 손을 씻는 것을 물론, 손톱은 되도록 짧게 깎아 줄 것.